배구
폰푼, 타나차에 이어 위파위까지...태국 팬의 특별한 응원
[마이데일리 = 김천(경북) 유진형 기자] 과거 박찬호가 LA 다저스 시절을 포함해 미국에서 메이저리거로 활약하는 동안 한인들의 응원과 격려는 큰 힘이 됐다. 지난 1992년 LA폭동으로 무너진 한인사회와 한인타운은 1994년 박찬호의 미국 진출과 함께 살아났다. 지구 반대편에 있던 국내 팬들도 TV 앞에서 밤을 지새우며 박찬호의 승전보에 열광했고 1997년 외환위기(IMF) 속에서도 힘을 냈다.
30여 년 전 우리가 경험했던 이런 일들이 현재 V리그 코트에서 벌어지고 있다. 올 시즌부터 V리그는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했다. 2005년 V리그 출범 후 처음 도입된 제도로 구단의 선수 운용 효율성 증대와 다양한 국적의 선수 출전을 통한 리그의 흥미 유발을 위한 목적이다. 또 아시아 시장 중계권 판매와 여행 상품 개발 등 새로운 수익을 창출도 노리고 있다.
아시아쿼터로 각 팀들은 외국인 선수 제한과 별개로 1명씩 아시아 국적 선수를 추가로 영입할 수 있게 됐다. 여자부에서는 최근 아시아 배구 강국으로 올라선 세 명의 태국 선수가 V리그에 입성했다. IBK기업은행 폰푼, 한국도로공사 타나차 그리고 현대건설 위파위다.
지난 30일 경상북도 김천실내체육관에서는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현대건설의 경기가 열렸다. 양 팀 모두 아시아쿼터 선수로 태국 선수가 뛰고 있었고, 많은 태국 팬이 배구장을 찾아 자국 선수를 응원했다.
현대건설은 모마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2점을 냈고, 양효진(15득점)과 위파위(11득점), 정지윤(10득점), 이다현(8득점)까지 고르게 득점하며 세트스코어 3-1(23-25 25-20 25-22 25-21)로 승리했다. 특히 위파위는 공.수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하며 살림꾼 역할을 했고 승리 후 수훈 선수 인터뷰까지 했다.
그런데 인터뷰 내내 행복하게 웃던 위파위를 놀라게 한 일이 생겼다. 바로 태국 팬의 특별한 선물이었다.
경기 후 퇴장하려던 순간 한 태국 팬이 코트로 내려와 위파위에서 지폐로 만든 우산 선물을 했다. 깜짝 놀란 위파위는 두 손을 모으고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 이 팬은 과거 IBK 폰푼과 한국도로공사 타나차에게도 지폐로 만든 선물을 했던 팬으로 이날은 위파위를 위해 준비한 것이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태국 팬들은 '난 널 응원한다. 행운을 빈다'라는 의미로 지폐 선물을 한다고 한다.
특별한 선물을 받은 위파위와 팬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응원했다. 태국 팬은 "낯선 타국에서 생활하는 태국인들에게 V리그를 누비는 태국 선수들의 활약은 큰 힘이 된다"라며 웃었다.
[승리 후 태국 팬에게 지폐로 만든 특별한 선물을 받은 현대건설 위파위 / KOVO(한국배구연맹)]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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