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올 시즌 부상이 겹치며 부진을 겪고 있는 메이슨 마운트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8일(이하 한국시각) "마운트는 여름 이적 시장 계획의 일환으로 텐 하흐 감독이 신뢰하는 선수였고, 여전히 텐 하흐 감독은 같은 느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마운트는 맨유의 라이벌 구단으로 꼽히는 첼시 FC 유스팀 출신이다. 2005년 첼시 유소년 팀에 합류한 마운트는 2017년까지 첼시 유니폼만 입었다. 2015-2016 UEFA 유스리그, FA 유스컵 우승 멤버 중 한 명이었고,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주축이었지만 마운트는 중요할 때마다 골을 터트리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이후 2016-2017시즌에는 본인이 주축 멤버가 되며 에이스로 거듭났다. 첼시에서도 마운트의 활약을 인정하며 이 시즌 아카데미 선수상을 수여했다. 2017-2018시즌 마운트는 2021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며 네덜란드 리그 SBV 피테서로 임대를 떠났다.
네덜란드에 입성한 마운트는 에레데비시를 말 그대로 평정했다. 40경기 14골 10어시스트를 올리며 팀 내 득점 순위 2위에 올랐으며 도움 순위 1위, 공격포인트 1위를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올해의 선수, 2017-2018시즌 에레디비시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불과 18살 프로 무대 데뷔 첫 시즌에 만든 기록이다.
2018-2019시즌에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더비 카운티 FC로 임대됐다. 이 때 만난 감독이 바로 첼시의 레전드 출신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었다. 램파드 감독은 마운트에게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그리고 마운트는 44경기 11골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램파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우연의 일치인 것일까. 2019-2020시즌 램파드 감독이 첼시의 지휘봉을 잡으며 마운트는 드디어 첼시에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첼시는 마운트와 5년 재계약을 체결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램파드 감독 체제 하에서 마운트는 날아올랐다. 53경기에 나서며 팀 내 최다 출장 기록을 세웠고, 8골 6도움으로 1부 리그에서 무난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2020-2021시즌에는 리그 정상급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했다. 자신을 중용했던 램파드 감독이 팀을 떠났지만 마운트는 토마스 투헬 감독의 선택을 받아 어김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고, 시즌 54경기 9골 9어시스트를 올렸다. 이 시즌 첼시가 9시즌 만에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며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마운트는 맨체스터 시티와 결승전에서 카이 하베르츠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직전 시즌 활약으로 첼시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마운트는 2021-2022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53경기 13골 16도움으로 팀 내 최다 득점과 최다 도움을 기록했으며 하베르츠와 함께 첼시의 '믿을맨'이 됐다. 2년 연속 첼시 올해의 선수상까지 손에 넣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마운트는 1군 데뷔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35경기 3골 4도움에 그쳤고, 이적설까지 흘러나왔다. 마운트를 원한 팀은 다름 아닌 잉글랜드 최고의 명문 구단이자 첼시의 라이벌이었던 맨유였다. 텐 하흐 감독은 프레드가 떠난 미드필더를 마운트를 통해 메우고자 했다.
결국 마운트는 5500만 파운드(약 904억원)에 맨유로 이적했다. 맨유 팬들의 기대는 최고조에 달했다. 라이벌 구단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미드필더를 영입한 것에 웃음을 숨길 수 없었다. 맨유 역시 마운트에게 구단 최고의 등번호였던 7번을 부여했다. 이는 맨유가 마운트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높은지를 잘 보여줬다.
기대와 달리 마운트는 맨유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마운트는 단 8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최근에는 스콧 맥토미니와 소피앙 암라바트가 중앙 미드필더로 선택 받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18세 초신성 미드필더 코비 마이누가 중용 받으며 주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25일 부상으로 한 달 정도 자리를 비울 예정이다.
맨유 팬들은 결국 폭발했다. 우선 불만은 텐 하흐 감독에게 향했다. 이럴거면 900억이라는 거금을 들여 왜 마운트를 사왔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비판의 화살은 마운트도 피할 수 없었다. 벌써 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텐 하흐 감독의 믿음은 굳건하다. 로마노는 "마운트는 부상으로 인한 어려운 시즌 출발을 보이고 있지만, 텐 하흐 감독은 여전히 마운트가 맨유 미래의 플랜에 있어 중요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므로 그는 마운트에게 시간을 주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이어 "텐 하흐 감독은 경기장 안팎에서 마운트의 행동에 만족하며 가능한 최선의 방법으로 빨리 부상에서 회복하고자 하는 마운트의 모습조차 신뢰하며 이것이 그를 기다리는 이유다"라며 "맨유는 분명히 다음 달에 마운트의 좋은 활약을 기대하고 있으며 중요한 선수와 계약했다고 확신한다. 따라서 맨유는 언론에서 마운트와 거래를 폄하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며 마운트를 데려온 맨유. 분명히 마운트의 고점을 봤기 때문에 이것이 마운트의 본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마운트가 직접 그라운드에서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과연 마운트가 부활의 날개를 펼칠 수 있을까.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