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상체로만 던진다.”
지난달 20일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을 마치고 귀국한 야구대표팀 류중일 감독의 얘기였다. 류중일 감독은 일본투수들이 국내투수들과 똑 같은 스피드의 공을 던지더라도 볼 끝이 더 묵직해 보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스피드는 힘이 아닌 유연성이다”라고 했다. 국내투수들이 세계야구의 ‘구속 혁명’에 동참하려면 유연성 훈련을 집중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골반, 고관절을 강화하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게 중요하고, 국내에선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 일본에선 돗토리 월드트레이닝센터가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 마무리로 나선 정해영(22, KIA)이 데뷔 초창기보다 기량 향상이 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대표팀에서 정해영에게 쓴소리도 했다고 털어놨다. “해영이가 공을 상체로만 던진다’라고 했다. 유연성을 강화하는 훈련을 소화하면 스피드가 오를 것이라고 확신했다.
마침 삼성 라이온즈 시절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던 정해영의 아버지 정회열 씨가 대표팀 최일언 투수코치의 도움을 받아 정해영의 돗토리행을 성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정해영이 돗토리까지 가지는 않은 듯하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의 조언과 쓴소리는 정해영이 간과할 대목은 아니다. 정해영은 18일 이의리, 윤영철, 곽도규, 황동하, 정재훈 투수코치, 이동걸 투수코치와 함께 미국 시애틀로 출국,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로 향했다.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는 바이오매커닉을 활용해 선수 개개인의 디테일한 데이터를 뽑아내 미래의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게 돕는 곳이다. 류중일 감독의 말대로 정해영이 밸런스, 스피드에 대한 돌파구를 찾는다면 만족할 수 있다. 투수코치들이 동행하기 때문에, 향후 코칭의 방향도 잡힐 듯하다.
정해영으로선 야구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218경기서 16승19세이브12홀드90세이브 평균자책점 2.89 클로저. 2020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스피드에 대한 고민을 수직무브먼트와 회전수로 풀어왔지만, 또 다른 돌파구를 열어볼 시점도 됐다.
KIA는 선동열, 임창용 등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마무리를 배출한 구단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마무리투수 발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미 통산 90세이브를 쌓은 정해영은 그만큼 소중한 자원이다. KIA가 정해영을 그냥 시애틀로 보내는 게 아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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