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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라클 파크와 같은 외야에서 유리할 것"
'MLB.com'은 19일(한국시각) '2024년 올-MLB 팀(All-MLB Team)에 뽑힐 10명의 잠재적 후보'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통해 이정후의 이름을 거론했다.
'올-MLB 팀'은 정규시즌 총 성적을 바탕으로 뽑은 '올스타'와 다름이 없는 메이저리그 포지션 별 가장 우수한 성적 거둔 선수를 뽑는 것이다. '퍼스트 팀(First Team)'과 '세컨드(Second Team)'으로 구성되는 올-MLB 팀은 팬과 전문가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다. 포지션별로 가장 우수한 공격력을 갖춘 선수에게 주어지는 '실버슬러거'와 최고의 수비력을 선보인 이에게 제공되는 '골드글러브'와는 또 다른 영광이다.
이정후는 아직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도 않았지만, 'MLB.com'은 2024시즌 이정후가 올-MLB 팀으로 선정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현지에서 얼마나 이정후에게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이정후는 올해 발목 부상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구단과 현지 언론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독차지했다. 특히 메이저리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가 많지 않았던 것이 이정후에게는 매우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정후는 포스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메이저리그 절반(15개 구단) 이상의 구단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이정후를 품에 안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비롯해 뉴욕 양키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카고 컵스, 뉴욕 메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외야수 보강이 필요한 팀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렇게 이정후의 영입에 관심을 가진 팀들이 많았던 까닭에 몸값도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현지 언론들 중 이정후의 몸값을 가장 높게 예상했던 것은 'CBS 스포츠'로 샌프란시스코와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최대 6년 9000만 달러(약 1174억원)의 계약을 전망했다. 그리고 이외의 현지 언론들도 이정후가 5000만 달러(약 652억원)의 계약을 맺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는 과정에서 맺은 계약이 4+1년 최대 3900만 달러(약 508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얼마나 큰 계약을 전망했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뒤의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샌프란시스코 피트 푸틸라 단장은 이정후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고척스카이돔을 직접 방문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내비쳤는데, 지난해 스토브리그부터 올해까지 '대어' 사냥에 참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줄곧 고배를 마셨던 샌프란시스코는 무려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74억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계약을 제안한 끝에 이정후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4시즌을 뛴 후 새로운 계약과 행선지를 모색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까지 포함시킨 이정후는 단숨에 샌프란시스코 선수단 내 '연봉킹'으로 등극했다. 그리고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로는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이글스)가 뉴욕 양키스에 입단할 때 맺은 7년 1억 5500만 달러(약 2021억원)에 이은 역대 2위에 해당되는 규모의 계약을 품에 안게 됐다. 현지 언론에서는 '오버페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얼마나 큰 기대를 품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마찬가지로 'MLB.com'도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MLB.com'은 이정후가 첫 시즌부터 '올-MLB 팀'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매체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어떻게 활약할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와 6년 1억 13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스타는 우려를 불러일으킬 만한 몇몇 경향들을 보여줬다"고 운을 뗐다.
'MLB.com'이 우려한 것은 땅볼 비율과 장타력이었다. 'MLB.com'은 "이정후가 부상으로 인해 단축된 올 시즌 60%에 가까운 땅볼 비율을 기록했다"며 "그리고 이정후의 장타율은(0.455)은 2022시즌(0.575)에 비해 120포인트가 하락했다"고 짚었다. 이 수치는 이정후가 타격폼에 변화를 가져간 탓에 하락한 수치들이었다. 하지만 우려보다는 기대되는 요소가 많다는 점은 분명하다.
'MLB.com'은 "하지만 이정후에게 프로필은 타자로서 마음에 드는 부분이 많다"며 "이정후는 매우 높은 컨택 능력을 갖고 있다. 게다가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을 얻은 혈통을 갖고 있다. 이는 이정후의 스프레이 히트는 오라클 파크와 같은 외야수에는 매우 유리할 수 있다. 또한 이정후는 25세이고, 중견수로 뛰어난 수비를 갖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정후는 지난 16일 샌프란시스코 입단식에서 "내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내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에 항상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팀의 승리를 위해서 모든지 최선을 다하고 모든 것을 쏟을 준비가 돼 있다"며 "내년 오프닝데이에서 보여드리면 팬 분들이 평가를 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에 'MLB.com'은 "이정후가 이렇게 말한 것에 부응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을 어렵지 않다"고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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