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은 전설로 떠났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 그는 아름다움을 지켰다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프란체스코 토티. 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원 클럽 맨'으로 꼽히는 전설이다.

이탈리아 세리이A AS로마가 곧 토티였다. 토티가 곧 AS로마였다. 토티는 AS로마 유스를 거쳐 1993년 1군에 데뷔했고, 2017년까지 무려 25시즌을 AS로마 한 팀에서만 뛰었다.

25시즌 동안 뛴 경기는 무려 786경기. AS로마 역대 출장 수 1위다. 그리고 307골을 넣었다. 골 수 역시 AS로마 역대 1위다. 출장수와 골수 모두 역대 1위. AS로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라는 평가에 반박할 수 없다. 이 기간에 토티는 리그 우승 1회, 코파 이탈리아 우승 2회 등 총 5회 우승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토티가 최고의 '원 클럽 맨'으로 추앙받는 이유는, 수많은 이적 제의를 뿌리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클럽이 세계 최고의 클럽이라는 레알 마드리드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집요했다. 매 시즌이 끝나면 백넘버 10번과 토티 이름을 새긴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토티에게 보낸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토티는 매 시즌 거부했다. 토티는 최고의 팀에 가는 것보다 AS로마 최고의 전설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렇게 됐다. 그의 커리어는 AS로마에서 시작해 AS로마에서 끝났다. 그가 떠날 때 모든 AS로마 팬들이 눈물을 흘린 이유, 지금까지도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인 이유다. 진정 아름다운 이별이었다.

최근 토티의 AS로마 복귀설이 뜨거웠다. AS로마가 전설을 다시 원했고, 전설의 복귀를 요청했다. 코칭스태프가 아니었다. 구단과 팬들의 소통을 이끄는 '커뮤니케이션 책임자(Communication chief)'였다. 하락세의 구단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었고, 토티는 구단과 팬을 연결하는 가장 이상적인 인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토티는 거부했다. 전설로서 떠날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많은 전설들이 다시 클럽으로 복귀해, 전설의 이름에 먹칠을 한 경우가 많았다.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도 AC밀란의 가장 위대한 전설 파울로 말디니 단장이 불명예 경질을 당해 충격을 안긴 일이 있었다. 

토티는 비록 성적에 책임지는 역할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AS로마의 추억으로, 위대한 역사로 남기를 바랐다. 어떤 오점도 없는 가장 완벽한 전설로서 말이다.

최근 이탈리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 토티가 참석했다. 현지 취재진들이 토티에게 물었다. AS로마 복귀설에 대해 물었다. "AS로마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나?"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토티는 고민 없이 이렇게 답했다.

"AS로마로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프란체스코 토티.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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