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소공동 심혜진 기자] "태안 앞바다에 입수하겠습니다."
2024 KBO리그 정규시즌이 개막하기까지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단연 한화 이글스 류현진(37)이다.
류현진이 2월말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하고 KBO리그에 돌아온 후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끌었다. 그가 다니는 곳마다 취재진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 합류시부터 청백전, 시범경기 등판날까지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22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정작 류현진이 참석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시작부터 류현진의 이름이 나왔다. 최원호 감독이 개막전 선발 투수를 발표하면서다. 최 감독은 "개막전 선발 투수는 '다른 팀에 없는' 류현진이다"며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한화가 최근 몇 년 동안 암흑기를 보냈는데, 앞으로 하위권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신경쓰는 점이 있냐'는 질문의 답에도 류현진의 이름이 나왔다.
최원호 감독은 "2020년에 18연패를 하면서 대대적인 리빌딩 과정을 겪으며 세대교체 이뤄졌다. 타 팀 선수들과 견줄 때 경기력이 떨어져 하위권에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분석한 뒤 "구단에서 채은성, 안치홍, 류현진 등 차근차근 영입했다. 이제는 조금 더 높은 곳을 가야할 시기라고 판단한다. 올 시즌에는 다른 시즌보다 기대가 되는 시즌으로 만드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선수들에게도 류현진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 'LG 천적'으로 불렸다. 통산 98승 가운데 22승을 LG를 상대로 올렸다. 공교롭게도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개막전에서 LG를 만난다.
이에 염경엽 LG 감독은 "류현진이 돌아오면서 목표 승수를 2승 줄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미디어데이 참석한 임찬규에게 '감독님과 같은 생각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임찬규는 "한국 최고의 투수가 KBO리그에 복귀해서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다"면서 "우리 선수들은 2승을 추가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으로는 KT 위즈 고영표였다. 고영표는 등판할 때마다 퀄리티 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감을 뽐내 '고퀼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제 류현진이 돌아왔으니 QS 순위 경쟁을 할 강력할 라이벌로 꼽이지 않겠냐는 질문이었다.
고영표는 "겨룰 수 있는 것만으로 영광"이라며 "내가 이겨보도록 노력하겠다. 이기려면 QS만으로는 안된다. QS+(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와 승리를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화의 주장 채은성의 입을 통해서도 나왔다. 이는 미디어데이가 끝난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말한 이야기다.
채은성은 미디어데이에서 이색 공약을 밝힌 바 있다. 한화는 이날 참석한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달성·실패 공약을 동시에 밝힌 것이다.
채은성은 먼저 실패 공약에 대해 "만약 5강에 들지 못하면 고참 선수들이 시즌 종료 후 태안 앞바다에 입수하겠다"고 했다. 함께 참석한 노시환은 달성 공약으로 "만약 팀이 우승하면 내년 신구장 홈 개막전에 오는 팬분 모두 공짜로 야구를 볼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채은성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고참의 기준으로 이태양, 안치홍, 장민재 등 1990년생까지라고 밝혔다.
그리고 화제를 모았던 실패 공약에 대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이디어를 처음 꺼낸 건 류현진이었다. 채은성은 "(류)현진이 형이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왜 항상 공약을 성공했을 때만 거냐고 하셔서 우리가 5강을 가지 못하면 이렇게(입수) 하자는 분위기가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뭔가 마음을 다지고 할 때 보통 추울 때 바다에 입수를 많이 하지 않나. 그래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추울 때 바다 입수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 없다"고 웃어보였다.
류현진을 필두로 한화 베테랑들의 새 시즌 각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소공동=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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