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메타·아마존·퀄컴 '빅테크 동맹'
"경영 매진" 선언 최태원 SK회장, 대만 TSMC 만나 "AI시대 초석 함께 열자"
"위기 속 기회 모색" 재계, 이달 말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개최
[마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 국내 굴지의 총수들이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하반기 그룹 전략 짜기에 사활을 걸었다. 직접 해외 현장으로 나가 고객사들을 만나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주간의 미국 일정을 마치고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했다. 이 회장은 출장 성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열심히 해야죠"라고 답했다.
이 회장은 출장 기간 미국 동부와 서부를 가로지르며 분 단위까지 나눠지는 일정 30여건을 소화했다.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 협력 강화에 나선 이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특히 힘을 쏟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장기간 미국 출장을 통해 AI·바이오·차세대 모빌리티 등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 CEO들과 네트워크를 다졌다.
이 회장은 미국 뉴욕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 첫 회동을 한 뒤 11일(현지시간) 서부 팰로앨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으로 초청받아 단독 미팅을 했다. 이 회장과 커버그 CEO는 AI·가상현실(AR)·증강현실(VR) 등 미래 ICT 산업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삼성전자와 메타는 AI 분야로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이 회장은 앞서 10일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미주법인(DSA) 사옥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도 만났다. 두 사람은 AI 반도체와 차세대 통신칩 등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 기간 중 퀄컴뿐만 아니라 글로벌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기업들과도 연이어 만나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 및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제조기술 혁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회장은 마지막 일정으로 13일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 본사를 찾아 앤디 재시 아마존 CEO도 만났다. 아마존은 차세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의 핵심 비즈니스 파트너 중 한 곳으로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현재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회장은 이달 말 반도체 부문 주요 경영진과 임원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출장 성과를 정리하며 반도체 사업 위기 타개와 기존 사업의 혁신·성장을 위한 대대적 변화를 논의할 전망이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가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반전 계기를 만들지 관심이 쏠린다.
최태원 SK 회장도 해외 출장을 소화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웨이저자 TSMC 회장을 만나 AI 반도체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웨이저자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인류에 도움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고 말했다. 또 고대역폭 메모리 HBM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4월 SK하이닉스는 TSMC와 6세대 HBM(HBM4) 개발 관련 기술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HBM4 제조에 TSMC의 미세공정을 적용해 내년부터 양산하기로 했다.
최 회장의 대만행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력을 앞세워 TSMC로부터 엔비디아로 이어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동맹'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30일 항소심 판결 이후 공개된 첫 해외 출장으로, 총수가 흔들림 없이 그룹 경영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반도체 시장을 비롯한 SK그룹을 둘러싼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AI 및 반도체 분야 글로벌 협력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4월에는 미국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CEO를 만나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최 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황 CEO와 찍은 사진과 함께 황 CEO가 'AI와 인류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십을 위해!'라고 적은 메시지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반도체 업계 '슈퍼 을(乙)'로 불리는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SK하이닉스와 극자외선(EUV)용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 및 차세대 EUV 개발 기술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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