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신년 화두로 '차별적 고객가치' 던진 구광모, 미래준비 속도
2028년까지 국내에 100조 투자…'구광모 ABC' 급물살
젊어진 LG, '선택과 집중'으로 미래 준비 '빅스텝'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9일 취임 6주년을 맞는다. 2018년 6월 4대 그룹 중 처음으로 만 40세의 나이에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구 회장은 보수적이던 LG를 뿌리째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 취임 이후 4년 만에 LG그룹 시가총액은 70조원 이상 불어났고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도 잇따라 신기록을 경신했다. 구 회장은 비주력 사업은 과감하게 매각하고 신성장사업에는 통 크게 투자하는 등 '실용주의' 경영철학으로 그룹의 도약을 이끌었다.
불필요한 형식에 얽매이기보다 실리에 무게를 둔 구 회장의 '실용주의' 경영은 성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LG그룹의 자산총액과 매출은 구 회장 취임 전인 2017년과 2023년을 비교했을 때 각각 53.5%, 22.6%씩 성장했다.
지지부진했던 LG전자의 모바일, 태양광 사업 등을 접고 LG에너지솔루션 IPO, LX계열 분리, 배터리 등에 집중하고 있다. 구 회장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그간 비핵심·부진 사업을 매각 축소하는 방법을 택했다면 이제는 100년 기업을 정조준해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tech) 등 'ABC'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빅스텝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 2028년까지 국내에 100조원 투자…'ABC 빅스텝'으로 전력
구 회장은 앞서 3월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 자리를 통해 2028년까지 국내에 약 10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ABC'와 같은 미래기술과 배터리,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성장 분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한 것이다. 투자 재원의 55%가량을 R&D에 투자해 국내를 핵심소재 연구개발과 스마트팩토리 핵심기지로 육성하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구 회장은 10개월 만에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북미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ABC' 분야에서의 미래준비 현황을 직접 살폈다. 구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9년을 시작으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매해 북미 시장을 찾아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구 대표는 미 테네시에서 LG전자 생산법인, LG에너지솔루션·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등을 방문하고, 실리콘밸리에서는 LG의 미래준비를 위한 스타트업 투자 허브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찾아 AI 분야 등 미래준비를 위한 스타트업 투자·육성 전략을 논의했다.
LG전자 테네시 공장을 찾은 구 회장은 H&A 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 북미지역대표 정규황 부사장 등과 함께 전자 북미 사업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LG전자 테네시 가전공장은 북미 가전업계에서 유일하게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하는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생산시설이다.
구 회장은 로봇 자동화, 무인 물류 등 스마트팩트로 기술이 적용된 세탁기, 건조기 생산라인 기술을 점검하고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 등을 논의했다. LG전자의 글로벌 핵심 생산기지인 美 테네시 공장은 부품부터 세탁기·건조기·워시타워 등 완제품까지 모두 생산하는 '완결형 통합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다.
테네시에서 북미 사업 전략을 점검한 구 회장 실리콘밸리에서는 미래사업 분야를 살폈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격전지이자 스타트업의 메카로 전 세계에서 AI, 자율주행,바이 등 첨단 기술이 가장 치열하게 논의되는 곳이다. LG는 2018년 실리콘밸리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 2020년에는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를 설립해 성장 동력 발굴에 힘써왔다.
구 회장은 북미 현지에서 임직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장기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한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을 만들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광모 "실력만 있다면, 출신은 상관없다…차별적 고객가치로 신성장 주도"
지난해 어려움 속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둔 구 회장은 취임 후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와 함께 LG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 발굴과 육성에도 공을 들여왔다. 구 회장은 '부회장단 최소화, 젊은 CEO'로 요약되는 인사를 통해 LG그룹을 이전보다 유연하게 이끌고 있다.
특히 구 회장은 '실력만 있다면, 출신은 상관없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취임 이후 외부 인사인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LG화학 대표이사에 전격 발탁했다. 구 회장 취임 이후 외부에서 영입된 인재는 100명을 넘어섰다. LG화학 첫 외부 출신인 신 부회장은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을 대표하는 경제인 100인에 선정돼 K-화학의 글로벌 위상을 떨치고 있다.
경영에는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되 각 계열사들이 스스로 성과를 내도록 길을 터준 구 회장의 중요가치는 다름아닌 '고객'에 있다.
구 회장은 2024년 신년사를 통해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내외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 속 LG는 생존을 넘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화두로 철저히 미래 고객의 관점에서 '차별적 고객가치'를 통해 신성장동력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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