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박세웅이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2차전 원정 맞대결에에서 무려 19안타를 몰아치며 12-2로 승리했다.
완벽한 승리였다. 선발 김진욱이 경기 초반 두산 타선을 상대로 조금 고전하는 모습이었으나, 5이닝 동안 투구수 102구, 3피안타 5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승리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타선도 대폭발했다. 1회 만루 찬스에서 '캡틴' 전준우가 두 점을 뽑아내더니, 2회 '손-황' 성빈 듀오가 연속 안타를 폭발시키며 한 점을 달아났고, 3회 전준우가 득점권 찬스에서 희생플라이를 터뜨리며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김진욱의 호투 속에서 롯데는 5회초 윤동희의 땅볼로 한 점을 더 달아나며 분위기를 확실하게 휘어잡았고, 6회초 빅터 레이예스와 전준우가 각각 2루타를 폭발시키며 8-1까지 달아났다. 롯데는 선발 김진욱이 내려간 뒤 6회말 수비에서 한현희가 김재환에게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추격을 당했으나, 8회초 1점을 비롯해 9회초에만 3점을 쓸어담으며 12-2로 완벽한 승리를 손에 넣었다.
이 승리로 롯데는 최근 8경기에서 '승승승승패승승승'으로 7승 1패를 기록하며 지난 6월 28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 이후 무려 47일 만에 단독 7위 자리를 되찾았다. 15일 경기 개시 전을 기준으로 롯데와 5위 SSG 랜더스의 간격은 3.5경기에 불과한 상황. 아직도 가을야구에 대한 확신이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벌써부터 포기할 단계는 결코 아니다. 어떻게든 지금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박세웅의 호투가 절실하다.
박세웅은 직전 등판에서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지난 9일 KT 위즈를 상대로 4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12개의 피안타를 허용하는 등 5볼넷 8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특히 경기 중 김태형 감독이 이례적으로 마운드에 올라 박세웅을 질책하는 장면도 나올 정도로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12개의 피안타는 박세웅 커리어에서도 2위에 해당되는 불명예 기록. 좋을 때는 공을 건드릴 수도 없을 정도로 좋은 투구를 펼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집중타를 맞거나 제구에 난조를 겪으며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잦다.
특히 박세웅은 지난 9일 KT를 상대로 최악의 투구를 남기며 잠시동안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평균자책점 꼴찌로 추락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연패를 끊어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안경게이스. 하지만 올해는 유독 박세웅에게서 연승이 중단되는 아쉬운 상황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번에도 팀이 연승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박세웅이 출격한다.
8월 15일은 광복절이기도 하지만, 음력 7월 12일로 김태형 감독의 생일이다. 김태형 감독은 15일 경기에 앞서 '생일 축하 드린다'는 취재진의 말에 "원래 음력 7월 12일이 생일인데, 9월 12일로 바뀌었다. 원래 생일은 7월 12일"이라고 미소를 지으며 '선수들이 선물 준비했겠죠?'라는 말에 "그냥 박세웅이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껄껄 웃었다.
그만큼 박세웅의 부활이 필수적이다. 이날 박세웅만 잘 던져 연승을 이어준다면,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 분위기는 더 좋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경기를 적게 치렀다. 그만큼 날씨의 변수로 인해 경기를 많이 갖지 못했다는 것. 이는 순위 싸움에서 유리하게 작용될 수도 있지만, 시즌 후반 상대 1~2선발들만 만나는 어려운 상황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잔여경기가 편성되기 전 최대한 많은 승리를 쌓아야 한다.
그 어떠한 선물보다 박세웅의 호투를 바라는 김태형 감독. 롯데는 좋은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황성빈(중견수)-고승민(2루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좌익수)-나승엽(1루수)-전준우(지명타자)-윤동희(우익수)-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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