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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이런 기분이구나, 주인공이 된다는 건.”(‘좋거나 나쁜 동재’ 서동재)
계절이 변해가는 9월, 안방극장에 스핀오프(spin-off) 바람이 불고 있다. 스핀오프란 기존의 영화, 드라마에서 등장인물이나 설정을 가져와 새롭게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 주인공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던 인물이거나, 해당 작품의 열렬한 시청자라면 손꼽아 기다렸을 만큼 반가운 소식이다.
그중에서도 ‘비밀의 숲’의 스핀오프 ‘좋거나 나쁜 동재’가 대표적이다. tvN ‘비밀의 숲’은 2017년 시즌1로 시작해 2020년 시즌2까지 제작된 인기작 중의 인기작. 배우 조승우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검사 황시목으로, 배두나가 형사 한여진으로 분해 검찰 내부의 적폐를 파헤쳐 짜릿함을 선사한 바 있다.
이준혁은 황시목과 대척점에 선 비리 검사 서동재 역을 맡아 맹활약을 펼쳤다. 시즌1에서는 얄미움을 사 ‘느그 동재’로 불렸고, 시즌2에서는 ‘우리 동재’리고 불리며 주인공 못지않은 인기를 얻었다. 선역이라기엔 어딘가 미심쩍고, 악역이라기엔 짠 내를 폴폴 풍기는 오묘한 매력의 캐릭터다. 종영 후 4년 만에 ‘우리 동재’가 주인공이 되어 돌아오다니. ‘비밀의 숲’ 애청자라면 기다리지 않을 수가 없다. 10월 10일 티빙 공개. 10월 14일 tvN 공개.
tvN ‘손해보기 싫어서’의 스핀오프 ‘사장님의 식단표’도 제작된다. 현재 방영 중인 ‘손해보기 싫어서’의 서브 커플 남자연(한지현)과 복규현(이상이)의 서사를 그려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남자연은 본편에서 ‘사장님의 식단표’라는 19금 웹소설을 집필한 작가. 자신이 쓴 소설 속 여주인공 ‘서연서’에 빙의해 남주인공 ‘강하준’과 로맨스를 펼친다. 본편에서 ‘사장님의 식단표’는 발칙하기로 명성이 자자한 인기작. 스핀오프로 돌아올 새 드라마 ‘사장님의 식단표’ 역시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로 도파민을 폭발시킬 예정이다. 하반기 티빙 공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역시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 작품은 본편에 등장하는 율제병원 본점이 아닌 다른 지역의 분점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대세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등이 루키들이 총출동해 화제를 모으기도.
그러나 올해 안에는 못 볼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눈물의 여왕’ 후속으로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전공의 파업으로 한차례 편성이 연기된 바 있다. 본편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만큼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공개일 미정.
넷플릭스는 영화 ‘길복순’의 스핀오프 영화 ‘사마귀’도 제작에 들어간다. ‘길복순’과 살인청부업계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핀오프 작품으로 임시완, 박규영 등이 출연한다. 사마귀는 청부살인 기업 MK엔터 소속의 킬러로, ‘길복순’에서 대표 차민규(설경구)와 길복순(전도연)의 대화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살인청부업자로 변신한 임시완의 모습이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공개일 미정.
예능에서는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스핀오프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가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음악일주’는 기안84를 필두로 배우 유태오, 빠니보틀과 미국으로 떠나 가수의 꿈을 이루는 예능. 미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경험, 사람을 통해 영감을 받고 노래를 만드는 과정이 그려진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스핀오프 웹 예능 콘텐츠 ‘아크앤베이비’도 공개를 앞뒀다. 육아 예능 원조 격인 ‘헬로 베이비’ 이후 오랜만에 아이돌이 육아에 뛰어드는 포맷이라 ‘헬로 베이비’를 그리워했던 이들이라면 반가울 소식이다. 오는 19일 유튜브 채널 ‘슈퍼맨이 돌아왔다’ 공개.
스핀오프는 쏟아지는 콘텐츠 홍수 속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새로운 것을 발굴하는 것보다 검증된 콘텐츠를 확장 시키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 고정 시청층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즌제와는 달리 다른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울 수 있어 신선함까지 더한다. 넷플릭스 ‘킹덤’의 스핀오프 킹덤: 아신전’과 JTBC ‘힘쎈여자 도봉순’의 스핀오프 ‘힘쎈여자 강남순’이 그 예다.
예능으로는 나영석 사단의 ‘윤식당’이 대표적이다. ‘윤식당’으로 시작돼 ‘서진이네’까지 제작됐고 최근 ‘서진이네2’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나 PD에게 따라다니는 ‘자가 복제’라는 지적이 일각의 시선에 불과하다는 것을 프로그램의 성과가 증명한다.
이런 이유로 스핀오프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공개를 앞둔 스핀오프 작품들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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