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지우 기자] 故이선균의 시간이 이어졌다.
지난 2일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올렸다. 이날 개막식에서 이선균은 올해의 한국영화공로상을 받았다. 이 상은 한국 영화의 위상을 드높이고 세계적인 성장에 이바지한 영화인에게 수여한다.
사회를 맡은 배우 박보영과 안재홍은 "너무 안타까운 이별이었다. '나의 아저씨'의 마지막 인사처럼 이제는 편안함에 이르셨길 바란다"며 지난해 생을 마감한 그를 추모했다. 이선균의 필모그래피가 담긴 영상이 이어지자 송중기, 이희준, 하윤경을 비롯한 몇몇 배우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부국제에서는 이선균을 기리는 특별전 '고운 사람, 이선균'을 마련했다. 그의 대표작 6개 '파주' '우리 선희' '끝까지 간다' '나의 아저씨' '기생충'과 유작 '행복의 나라'가 상영했거나,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특히 '끝까지 간다' '나의 아저씨' '행복의 나라' 팀은 관객들과의 스페셜 토크를 통해 이선균을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3일 진행된 영화 '행복의 나라' 시사 및 GV에는 배우 조정석과 유재명이 참석했다. 이선균과의 작업에 대해 얘기하던 조정석은 마지막 멘트에서 끝내 눈물을 삼켰다. 그는 "사실 처음엔 너무 슬펐는데 지금은 그냥 자주 못 보고 있는 느낌이다. 어디에선가... 그런 마음이 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유재명은 "잘 버티고 있었는데 저도 눈물이 나려고 한다"며 "어떤 라디오 오프닝에서 '영화는 그리우면 다시 볼 수 있지만, 사람은 그리워도 다시 볼 수 없다'는 멘트를 들었다. 난 선물을 받은 것 같다. 선균이가 보고 싶으면 우리 영화를 보면 되니까. 그 선물 덕분에 앞으로도 좋은 작업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영화 '끝까지 간다' 시사 및 GV에는 배우 조진웅과 김성훈 감독이 자리했다. 김 감독은 "이선균이라는 배우가 실제 사람도 그렇고 배우로서도 그렇고 웃는 게 참 예쁘다"며 울컥했다. 조진웅 역시 "이선균은 표정에서 지나온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배우다. '츤데레' 같으면서도 심장 속까지 건드리는 표정이 있다. 나는 친형이 없지만 진짜 '찐형'이 있구나 생각했다. 이선균을 계속 기억할 거다. 여러분도 같이 기억해 달라"며 눈물을 보였다.
4일 열린 드라마 '나의 아저씨' 하이라이트 시사 및 스페셜토크에는 김원석 감독과 배우 박호산, 송새벽이 참석해 보다 격앙된 말들이 오갔다. 김 감독은 "범죄를 저질렀어도 기회를 줄 수 있는 거다. 이건 범죄도 아니고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대중에게 거슬렸다"며 "그런 기사를 낸, 말도 안 되는 허위수사내용을 유출한 사람을 대중의 힘으로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호산은 "이선균이 쪽팔린 걸 진짜 싫어했다. 세상이 걔를 쪽팔리게 만들었다"며 "동훈아(극 중 이름), 편안함에 이르렀는가. 우린 넌 믿는다. 쪽팔릴 것 없다. 괜찮다"고 했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1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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