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둘 중 한 명에겐 마지막 FA 쇼케이스다.
2024-2025 FA 시장의 최대어는 단연 최정(37, SSG 랜더스)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 다음 클래스로 젊은 선발투수들, 특히 우완 사이드암 엄상백(28, KT 위즈)과 정통파 최원태(27, LG 트윈스)가 주목 받는다.
냉정히 볼 때, 그동안 리그 탑을 찍은 적은 없다. 그러나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는 선발투수가 리그에 매우 귀하다는 점, 나이가 많지 않다는 점이 이들의 최대장점이다. 때문에 두 사람이 KT, LG에 남든 다른 팀으로 떠나든 어느 정도 괜찮은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엄상백은 올 시즌 29경기서 13승10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 9회, 피안타율 0.266에 WHIP 1.33. 156⅔이닝을 소화했다. 투구내용에 기복은 있지만, 159탈삼진에 42볼넷으로 스스로 확 무너지는 스타일도 아니다. 올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20명의 투수 중 19위를 차지했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계산이 되는 선발투수가 됐다. 지난 3년간 82경기서 31승28패, 408⅔이닝 동안 176자책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3.88이다. 리그에 이 정도 생산력을 지닌 사이드암 선발투수가 없다.
그런 엄상백은 1일 수원 SSG 랜더스전에 이어 6일 잠실 LG 트윈스전서 중요한 등판을 했다. 1일 경기는 5위 타이브레이크 경기였다. SSG를 상대로 4⅔이닝 4피안타 3탈삼진 1사사구 2실점했다. 포스트시즌도 아니고 정규시즌에 합산되는 경기도 아니다. 그러나 사실상 가을야구급의 긴장감을 갖고 치른 경기였다.
반면 LG를 상대로는 4이닝 6피안타 2탈삼진 2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었다. 그렇다고 LG전 내용이 형편없는 건 아니었다. 지난 2경기서 8⅔이닝 6실점. 압도적이지 않아도 5이닝 안팎을 끌고 갈 수 있다는 기존의 평가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최원태는 올 시즌 24경기서 9승7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 10회, 피안타율 0.263에 WHIP 1.44. 세부내용이 엄상백과 비슷하다. 126⅔이닝을 던졌고, 103개의 탈삼진을 잡는 동안 57개의 볼넷을 내줬다.
꾸준함으로 치면 엄상백보다 한 수 위다. 사실 올해도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빠지기도 했고, 키움 히어로즈 시절에도 크고 작은 잔부상이 은근히 잦았다. 2019년 157⅓이닝이 생애 최다이닝이었고, 이 시즌 외에 150이닝을 한 번도 못 던졌다. 올해는 규정이닝도 못 채웠다. 그렇다고 오랫동안 자리를 비운 시즌도 없었다. 2017년부터 8년 연속 20경기 이상 등판했다. 최근 3년 성적은 76경기, 379이닝 174자책, 평균자책점 4.13.
그런 최원태는 예상대로 8일 KT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8일 3차전은 이번 시리즈의 판도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경기다. 1승1패로 맞선 상황. 3차전 승자가 상당한 심리적 우위를 갖고 4~5차전을 맞이할 전망이다. 최원태가 이런 경기서 잘 던지면 당연히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사실 포스트시즌 1~2경기의 호투 및 부진이 FA 가치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 FA에 대한 평가는 수년간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사자들로선 큰 경기에 강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어쨌든 이번 준플레이오프의 결과를 통해 최원태나 엄상백, 둘 중 한 명은 플레이오프까지 가치를 뽐낼 기회를 잡는다. 나머지 한 명은 그대로 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 나갈 준비를 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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