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벌써 151km이라니.
KIA 타이거즈는 9일 상무와 한국시리즈 대비 첫 연습경기를 가졌다. 22안타로 16득점한 타선도 돋보였지만, 제임스 네일~양현종~에릭 라우어~윤영철~곽도규 순으로 등판한 마운드 역시 눈에 띄었다. 곽도규를 제외한 4명이, 마치 한국시리즈 등판 순번을 보는 듯했기 때문이다.
21일부터 시작할 한국시리즈 1~4차전에 실제로 네일~양현종~라우어~윤영철이 나설 수도 있다. 이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투구수를 올리는 게 마운드의 가장 중요한 과제. 나란히 2이닝에 31~37구를 소화했다.
역시 선발 등판해 31개의 공으로 2이닝을 1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한 네일이 눈에 띄었다. KIA가 제공한 사진을 보면 네일에게 처음엔 그물망이 설치됐다. 8월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오른쪽 턱을 강타를 당하면서, 아무래도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네일은 경기 도중 그물망 없이 정상 투구한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구단에 치워줄 것을 요구한 듯하다. 그만큼 자신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어차피 한국시리즈서 그물망을 두고 투구할 것도 아니다. 그날의 악몽은 스스로 극복하는 것 외에 별 다른 방법은 없다.
그럼에도 잘 던졌다. 2회초 선두타자 이재원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은 걸 제외하면 완벽한 투구였다. 1회 류승민을 2루수 뜬공, 박찬혁을 유격수 땅볼, 한동희를 유격수 땅볼로 각각 돌려세웠다. 2회에는 이재원에게 한 방을 맞은 뒤 박정현, 조세진, 정민규, 김재상, 김선우를 잇따라 범타 처리했다. 투구수를 30개 이상 채우기 위해 5OUT를 잡은 듯하다.
KIA가 제공한 투구분석표에 따르면, 네일은 포심패스트볼 최고 151km를 찍었다. 주무기 투심도 150km까지 나왔다. 또 다른 주무기 스위퍼도 132km까지 떨어뜨렸고,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까지 점검했다.
이범호 감독은 기본적으로 네일에게 긴 이닝을 맡길 계획은 없다. 정규시즌에도 1선발이었지만, 5~6회 이후 피안타율이 급격히 높아지는 경향이 짙었다. 네일이 나가는 날 불펜투수들을 많이 활용해야 한다면, 힘이 가장 좋은 1차전이 제격이다.
KIA는 10일 하루 쉬고 11일부터 훈련을 재개한다. 14일에 롯데 자이언츠 2군과 연습경기를 갖는다. 이날 선발투수들이 다시 한번 컨디션을 체크하고 투구수도 올릴 것으로 보인다. 18일에는 자체 연습경기를 치른다. 네일이 진짜 21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책임질 경우 18일 연습경기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14일 롯데전이 마지막 연습일 수 있다.
내일이 한국시리즈 1차전이나 2차전에 성공적으로 등판할 경우, 2개월의 기적이다. 2개월 전 턱 부상 당시, KIA는 최악의 경우 네일을 그대로 잃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도 모자라 KIA의 통합우승 선봉장에 서는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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