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SG 경영컨설턴트 심준규] 배달음식을 시켜 먹을 때면, 배달된 비닐봉지 안에 담긴 다양한 플라스틱 용기를 마주하게 된다. 음식을 먹고 난 후 용기를 정리해 분리수거장에 가면 또 다른 현실이 기다린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넘쳐나는 수거함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 일상에서 플라스틱은 편리함이라는 미명 아래 곳곳에 스며들어 떼어낼 수 없는 존재가 되었고, 동시에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2022년부터 시작된 플라스틱 국제협약 논의가 그 중심에 있다. 지금까지 네 차례 정부간협상위원회(INC, Intergovernmental Negotiation Committee) 회의를 거쳤고, 다음 달 부산에서 마지막 5차 회의가 열린다.
2024년까지 세부 논의를 끝내는 것을 목표로 이번 부산 회의에서는 핵심 쟁점이 논의될 예정이다.
입장 차이 지점은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이자는 주장과 재활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대도 참여국은 공통적으로 플라스틱 생산 감축과 재활용의 우선순위, 협약의 법적 구속력 범위 등 핵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좁혀가고 있다.
또한 이행 시기를 놓고 정해진 사안을 모든 국가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할지, 아니면 각국 상황에 맞춘 자발적 목표를 설정할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번 부산 회의는 국제 사회간 합의점을 찾아가고,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중요한 자리다.
우리 정부는 플라스틱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구체적인 실행 방안 마련에는 아직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생산부터 폐기까지 플라스틱 전 생애주기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정책 수립, 시민사회와의 협력 강화 등이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이미 충분한 산업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
국내 기업은 제품 전 생애주기에 걸친 자원순환성 향상, 플라스틱 대체 및 재활용 원칙 수립, 바이오 소재 기반의 새로운 생산 방식 도입 등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위한 혁신을 이루어 내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과 산업 기반은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플라스틱 국제협약은 환경 보호를 넘어 새로운 친환경 경제 패러다임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다.
부산 회의를 앞두고 우리는 더욱 담대한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 참석 주체인 정부를 비롯한 기업,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플라스틱 사용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 설정, 대체 소재 개발 지원, 재활용 인프라 확충 등 실효성 있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때다.
국제적 환경 이슈의 중심에서 친환경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심준규. 더솔루션컴퍼니비 대표. <실천으로 완성하는 ESG 전략> 저자. 기업의 ESG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과 ESG경영컨설팅을 하고 있다.
더솔루션컴퍼니비 심준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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