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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추가 처벌이 있을 수 있다"
3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브롱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WS) 4차전 맞대결에서 두 눈을 의심케 만드는 장면이 발생했다.
상황은 이러했다. 지난 1차전에서 양키스는 다저스와 연장 승부 끝에 프레디 프리먼에게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으로 이어지는 역전 그랜드슬램을 허용하며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그리고 2차전에서도 타선이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는 등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꽁꽁 묶이며 2-4로 무릎을 꿇었고, 29일 3차전에서도 경기 시작과 동시에 프리먼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 월드시리즈 5경기 연속 홈런의 제물이 되는 등 3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양키스 팬들 입장에서는 짜증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러한 가운데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장면이 나왔다. 프리먼에게 다시 한번 시작부터 홈런을 맞으면서 메이저리그 최초 기록의 희생양이 된 가운데 1회말 글레이버 토레스가 친 타구가 우익수 파울 지역을 향해 뻗어나가자, 우익수 무치 베츠가 타구를 끝까지 쫓아간 뒤 폴짝 뛰어올라 타구를 잡아냈다. 그런데 이때 양키스 팬들이 '추태'를 부렸다.
양키스 원정 유니폼을 입고 있던 한 팬이 베츠의 글러브를 붙잡더니, 이를 빼앗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바로 옆에 있던 양키스 홈 유니폼을 입은 팬은 저항하는 베츠의 오른팔을 잡아당기며 수비를 방해했다. 결과적으로 타구는 베츠의 글러브에 정상적으로 들어간 것으로 판정되면서 아웃으로 연결됐지만, 경기 시작과 동시에 팬들이 경기 흐름에 훼방을 놓은 것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기도 했다.
미국 복수 언론에 따르면 해당 팬들은 곧바로 퇴장 조치됐는데, 이 팬들의 신상이 공개됐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최근 월드시리즈 역사상 가장 난폭한 순간 중 하나였다. 양키스 팬이 베츠의 글러브를 잡아 뜯고, 글러브에서 공을 빼냈다"며 "이 팬은 코네티컷 출신의 38세 오스틴 카포비안코였다. 그리고 그 옆에 있던 다른 팬은 1회말 양키스타디움에서 곧바로 퇴장을 당했다"고 전했다. 특히 카포비안코는 양키스타디움의 시즌권까지 구매할 정도로 열정적인 팬이었다.
야구장에서 팬들이 퇴장 조치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홈런성 타구에 손을 뻗어 공을 잡아내는 행동을 하더라도 비판, 비난을 받을지는 모르지만, 야구장에서 퇴장을 당하는 경우는 없다. 가장 최근 사례를 놓고 본다면, 이번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토레스의 뜬공 타구가 팬의 방해로 인해 2루타가 됐으나, 해당 팬은 야구장에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명확하게 신체적인 접촉이 확인된 만큼 곧바로 퇴장이 이루어졌다.
카포비안코의 행동에 팀 동료 토미 에드먼은 화가 단단히 난 모양새였다. 미국 'CBS 스포츠'에 따르면 에드먼은 "내 관점에는 터무니없어 보였다"며 "그 팬들은 글러브를 뺏으려고 하다가 손목을 잡아당겼다. 다행히 이후 퇴장을 당한 것으로 보였는데,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건 당사자 베츠는 의외로 의연하게 대처했다. 그는 "글러브를 벗기려고 손목을 당겼는데, 퇴장을 당해서 다행"이라면서도 "1회의 플레이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졌다. 나도, 그 팬도 건강하다. 우리는 경기에서 졌고, 그것이 내가 집중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는 내일을 준비할 뿐"이라고 말을 아꼈는데, 카포비안코의 동생은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를 통해 베츠가 자신들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는 주장을 통해 적반하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CBS 스포츠'는 베츠의 수비를 방해한 팬들에게 추가적인 제재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매체는 "해당 팬들은 양키스타디움 출입 금지 또는 적어도 시즌권 박탈 등의 처벌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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