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자기관리에 철저한 배우 우도환이 본인과 180도 다른 'Mr. 플랑크톤'의 해조를 연기하며 느낀 점을 말했다.
마이데일리는 1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Mr. 플랑크톤'에 출연한 우도환을 만나 작품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Mr. 플랑크톤'은 실수로 잘못 태어난 남자 해조(우도환)의 인생 마지막 여행길에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여자 재미(이유미)가 강제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이날 우도환은 "해조의 첫인상 때문에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며 "해조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함이 있다. 하지만 너무 큰 상처를 갖고 있는 친구다. 사랑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버림받았다. 너무 외로워 보였다. 우도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은 그런 처연함이라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 외로움을 가진 아이 같은 모습이 제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조금이나마 자유로울 때 이런 캐릭터를 표현해보고 싶었다. 학교, 군대, 일. 어느 순간 자유를 잊고 살았다. 해조는 남 눈치 보지 않고, 세상과 타협하지 않아 매력적이었다"고 했다.
해조와 달리 우도환 본인은 '하루하루 규칙 속에 사는 사람'이라며 "이렇게 산 지 너무 오래됐고 또 좋아한다. 운동, 자기관리에 대한 강박이 있다. 자유로운 해조를 그리기 위해 내가 매일매일 하던 걸 하지 말아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촬영기간 동안 운동을 안 했다. 늘 하던 걸 하지 않으며 정말 오늘만 살아봤다. 원래 사람도 잘 만나지 않는데 일부러 약속을 잡기도 했다. 해조를 이해하려면 그래야 할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가 말한 강박에 대해 자세히 묻자 "'사냥개들'의 건우처럼 규칙적으로 살았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우도환은 "삶의 낙이 운동이다. 촬영 없는 날은 곧 운동하는 날이다. 무명 시절에는 할 게 없었다. 대본 공부, 딕션 연습하는 시간 외에 준비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매일 운동하는 게 나에게 도움이 되겠구나 싶어 도전했다. 19~20살 때부터니까 정말 오래됐다. 대학교 때도 9시 수업이면 6시에 일어나서 혼자 운동했다. 해조를 만나기 전에는 평생 이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지금은 해조와 건우의 중간쯤 밸런스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찍으며 운동을 끊자 몸무게가 되레 줄었다고도 했다. 우도환은 "10년 넘게 운동하다 보니 안 하면 부피가 줄더라.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이라 그런 것 같다. '사냥개들' 때 78kg였다면 'Mr. 플랑크톤'에서는 71kg이다. 근육을 찌우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좀 슬펐다. '사냥개들' 정도 근육을 만들려면 하루 네 끼 닭가슴살을 먹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배우이고, 변화하는 직업이다. 나 좋자고 이 몸을 유지하는 건 배우로서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자기관리의 일환으로 술도 마시지 않는다는 그는 "술을 왜 먹는 건지 몰랐다. 반면 해조는 맛있는 걸 먹으면 맥주 한잔이 생각나는 친구다. 해조를 연기하면서 '술을 마시는 덴 다 이유가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촬영을 마치고 나니 확실히 술 생각이 나더라"면서 "항상 운동으로 힘든 걸 풀었다면, 이번엔 운동을 안 하니 딱히 할 게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운동을 안 하고 내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배우로서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게 답인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진 않더라. 내가 선택한 삶의 방법일 뿐이다. '플랑크톤'은 내 인생의 강박을 풀어준 작품이자,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준 작품이다"고 정의했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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