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혼외자·故 이선균·카리나 연애 논란에…BBC "韓, 연예인 높은 도덕적 기준 강요" [MD이슈](종합)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배우 정우성의 혼외자 논란과 관련해 영국 공영방송 BBC가 한국 스타들에게 부과되는 지나치게 높은 사회적 기준을 지적하며, 이들의 사생활에 대한 대중의 과도한 관심과 비판을 조명했다.

BBC는 27일(현지시각) 정우성과 문가비의 비혼 출산 소식을 전하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명인의 행동과 비전통적 가족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촉발됐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번 논란에 대해 "혼외 출산을 금기로 여기는 보수적인 나라에서 거센 반발이 있지만 한국의 가족 구조가 다양하게 변화했다는 점에서 정우성을 옹호하는 입장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들과 관련해 온라인 내 다양한 반응과 함께 국내 정치인들의 논평까지 덧붙여 소개했다.

먼저 BBC는 "풍부한 영화 경력으로 한국에서 널리 이름을 알린 정우성에 대한 반응이 대체로 비판적이었다"라며 그가 지난 2014년부터 10년간 유엔난민기구 명예대사로 활동한 사실과 관련해 많은 이들이 실망감을 표시했다고도 전했다. 또한 "정우성이 모든 의무를 다할 것이라며 착한 척하고 있는데, 아이는 돈만으로 자라지 않는다"라는 온라인 댓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우성을 비판한 한 의원이 "우리 사회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한국의 전통과 국민 정서는 지켜져야 한다"라는 발언도 함께 전했다.

반면 한국 사회가 기존의 전통적 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받아들이고 있다며 사회 인식이 변화하는 추세임을 전하기도 했다. BBC는 한국 통계청이 실시한 2024 사회조사에서 응답자의 37%가 혼외 출산을 용인한다고 답했다며, 이는 2012년 이후 15%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결혼의 필요성을 덜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우성을 옹호한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의 발언도 소개했다. 앞서 이 의원은 자신의 SNS에 "누군가와 함께 살기로 결심하는 것은 개인적이고 실존적인 선택"이라며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관계를 불문하고 혼인을 해야 하고 동거의무와 부양의무를 지며 부부로 살아야 한다니 왠지 숨이 막혀 온다"라며 정우성을 향한 비난이 과도하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BBC는 "한국은 고압적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악명이 높다"라며 연예인들이 종종 지나치게 높은 사회적 기준을 적용받는다는 한국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같은 BBC의 논조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 3월 그룹 에스파의 카리나는 배우 이재욱과 열애 사실이 알려지자 소속사 앞에 트럭 시위가 벌어지는 등 일부 팬들로부터 극단적인 반응을 겪었다. 일부 팬들은 트럭을 몰고 카리나의 소속사까지 찾아가 "카리나와 함께 공유된 꿈을 믿었고 그의 밝은 미래를 응원했지만, 우리의 착각이었다"고 시위했다.

이에 카리나는 인스타그램에 직접 쓴 사과문을 올렸고, 그 글에는 뉘우치는 마음이 담겨 있었고 진심 어린 사과가 담겨 있었다. 그는 "저를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놀라움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BBC는 "한국 연예계와 달리, 외국에서는 연예인의 낭만적 관계가 축하받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남자친구 트래비스 켈스의 연애 소식이 미국 슈퍼볼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진 사례를 들었다. 특히 이 경기는 미국에서 1969년 달 착륙 이후 가장 많이 시청된 방송임을 덧붙였다.

정우성의 혼외자 논란은 가족 구조의 변화에 대한 사회적 논쟁을 촉발했고, 카리나의 열애 논란은 연예인의 사생활조차 허용되지 않는 팬덤 문화의 어두운 면을 드러냈다. 두 사례 모두 연예인들에게 요구되는 지나친 도덕적 기준을 보여준다.

또한 故 이선균, 그룹 아스트로 문빈, 카라 구하라, 설리 등 한국 연예계에서 지나친 대중적 압박과 도덕적 기준으로 인한 비극적 사례들이 반복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우성 논란은 단순한 비난으로 그칠 일이 아니다. 이 사건이 연예인을 향한 과도한 사회적 기준과 도덕적 잣대에 대해 한국 사회가 진지하게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하영 기자 hakim01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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