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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도영이 수비 진짜 잘해요.”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은 한국시리즈와 프리미어12서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본인은 “공이 별로 안 왔다”라고 했다. 겸손이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11일 체육기자의 밤 시상식을 앞두고 “공이 별로 안 가도 실책을 하려면 한다. 실책을 이제 별로 신경 안 쓸 수 있다는 걸 이번에 국가대항전을 하면서 느꼈을 것이다. 내년엔 완전히, 분명히 줄일 것이다”라고 했다.
김도영은 정규시즌서 3루수로 1111이닝을 소화하면서 30개의 실책을 범했다. 최다실책 1위다. 대부분 시즌 초~중반에 집중됐다. 실책은 하면 할수록 부담이 돼 의식하고, 또 다시 실책을 하는 악순환의 늪에 빠지기 쉽다. 김도영은 시즌 초반엔 미안해서 형들 얼굴을 못 볼 정도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이 보기엔 이젠 김도영도 실책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안정적으로 수비할 수 있는 수준에 올라섰다. 시즌 초반부터 수 차례 김도영의 실책은 수비를 못하는 게 아닌, 경험 부족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에 와서 3루 수비를 전문적으로, 처음으로 배웠다. 은연 중에 3루에서 유격수 스텝이 나오기도 했을 것이다.
사실 노력의 산물이다. 김도영은 올해 엄청난 더위 속에서 타격훈련을 걸러도 박기남 수비코치와 함께하는 공 핸들링 훈련은 빼먹지 않았다. 무엇보다 수비를 잘 하고 싶고,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마인드가 좋다.
이범호 감독은 “올해 해보면서 느꼈을 것이다. 아, 이게 수비를 해보니 프레스도 많이 받고, 수비를 못 하니까 안 된다가 아니라는 것을”이라고 했다. 경기에 계속 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비에 대한 목표의식도 생겼다.
이범호 감독은 “난 도영이 진짜 수비 잘 한다고 생각한다. 22살 나이에 전 경기를 뛰면서 저 정도 실책을 안 하는 선수가 어디 있어요. 홈런 40개를 치는 선수가 수비까지 잘 한다? 그럼 22살 아니지”라고 했다.
이미 김도영은 시즌 막판부터 수비의 안정감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내년에는 실책 개수도 줄어들 것이라는 게 이범호 감독 생각. “(아무리 많아도)20개까지는 줄어들 것이다”라고 했다. 내년엔 진짜 공수겸장 3루수가 된다.
어쩌면 김도영이 내년에 3루수 골든글러브 장기집권을 예고할 수도 있다. 타격을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수비력이 눈에 띄게 점프하면 골든글러브 2위 얘기를 잊최정(SSG 랜더스), 송성문(키움 히어로즈), 허경민(KT 위즈), 노시환(한화 이글스) 등 쟁쟁한 경쟁자들에겐 건전한 자극이 될 수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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