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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리 젠킨스 감독이 누가 위대해 질 수 있는지, 위대한 리더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태어난 기질과 양육방식, 자라온 환경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점도 짚는다. 30년 전 '라이온 킹'에 대한 깊은 팬심을 담아.
'무파사: 라이온 킹'은 19일 오전 화상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순차 통역 방식으로 진행된 행사에는 감독 배리 젠킨스가 참여했다.
'무파사: 라이온 킹'(감독 배리 젠킨스)은 거대한 야생에서 고아가 된 어린 사자 '무파사'가 왕의 혈통이자 예정된 후계자 '타카(스카)'를 만난 후, 주어진 운명을 뛰어넘어 세상의 왕이 되는 전설적인 여정을 그린 이야기 . 영화 '문라이트'로 제89회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배리 젠킨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탄생 3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이번 작품은 2019년 디즈니 라이브 액션으로 재탄생한 영화 '라이온 킹'의 프리퀄로, '심바'의 아버지이자 가장 위대한 왕 '무파사'와 디즈니의 상징적인 빌런 '타카(스카)' 사이에 숨겨진 과거 서사를 다룬다.
이날 배리 젠킨스 감독은 "캐릭터들도 다 동물이고 스케일도 전작에 비해 커졌다. 그럼에도 이 프로젝트를 맡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주제가 내가 이때까지 다룬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보면 나한테 더 큰 캔버스가 주어졌다. 관객들이 애정하는 캐릭터를 가지고 이 주제에 대한 비전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받아들였다"고 연출을 맡은 이유를 밝혔다.
디즈니 라이브 액션 연출에 대해서는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하이브리드 영화라고 하고 싶다. 내게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최첨단 기술을 쓰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다는 의미에서 누구한테 갔었더라도 새로운 도전이었을 것 같다. 굉장히 오픈된 마음 가짐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무파사: 라이온 킹' 연출을 맡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로는 "누가 위대함까지 달성할 수 있는 기술과 기량을 얻을 것인가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젠킨스 감독은 "이 영화에는 이미 태어날 때부터 왕위를 계승하게 되는 인물들이 나온다. 무파사는 사실 그렇지 않다. 고아임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리더가 되기까지 필요로하는 기량이나 기술을 본인이 얻어야만한다"며 "그 여정을 보면서 많은 사람한테 영감을 준다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게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에 대한 팬심도 드러냈다. 젠킨스 감독은 "오리지널 '라이온 킹'의 정말 큰 팬이었다. 영화가 애니메이션이기는 했지만 어린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의 복잡한 감정들을 아주 솔직하고 투명하고 명확하게 표현해 냈다. 그 부분이 굉장히 파워풀하게 다가왔고 너무너무 좋아했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리지널에서는 선악구도가 아주 명확하다. 무파사는 선하고 스카는 악하다. 이번 작품에서는 인물들이 어떤 여정을 통해서 선한 쪽으로 가고, 악한 쪽으로 가는지를 그린다. 무파사는 더욱더 나은 인물이 되고 스카는 나락으로 떨어진다"며 "그런 선악의 이분법적인 구도에 조금 더 복잡성을 부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무파사: 라이온 킹'과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차별점도 꼽았다. 그는 "1994년은 굉장히 단순한 시대였다. 어린이들이 이미지에서 배우는 교훈이 단순했다. 이제는 이미지 범람의 시대에 살면서 어린 친구들이 선악구도라던지 이미지에서 받아들이는 교훈의 복잡성을 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짚었다.
이렇듯 '무파사: 라이온 킹'은 무파사와 타카의 과거 서사를 다루며 메시지를 전한다. 젠킨스 감독은 "이 작품에서 두 형제의 관계에 감명받은 점은 가족의 구조가 달랐던 배경 때문에 이 두 인물이 어떤 인생을 살게 되고, 어떤 인물이 되느냐를 보는 것"이라며 중점을 둔 부분을 전했다.
그는 "무파사는 어머니한테서 배움을 받고 타카는 아버지한테서 배움을 받는다. 무파사는 어머니에게 '주변의 모든 요소와 동물들과 네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라는 가르침을 받는다. 타카는 아버지한테서 '너는 이들 위에 군림해야 된다. 모든 요소들은 다 네 밑에 있다. 필요하다면 기만을 사용해서라도 군림해야 한다'라고 배운다"며 차이점을 짚었다.
이어 "무파사는 더 나은 인물로 거듭나고 타카는 악인의 길로 들어선다. 이런 것들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어떤 것들을 배울 수 있는지가 나한테 굉장히 중요했고 큰 감동을 줬다"며 "태어난 기질과 양육방식의 차이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진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롭다. 만약 무파사가 아버지한테 가르침을 받고 타카가 어머니한테 양육을 받았다면 스카가 위대한 왕이 되고, 무파사가 악인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생각난다. 그 가족이 만약에 최하층이 아니라 특권층이었다면 그들이 그런 식으로 본인들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사람들을 속이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싶다"며 "그런 사회적 지위나 환경에 따라 사람들이 어떻게까지 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아주 흥미로운 질문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무파사와 타카 형제의 적이자 새로운 빌런 키로스의 탄생 배경도 공개했다. 젠킨스 감독은 "키로스는 원래 시나리오 있었던 캐릭터다. 굉장히 멋진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흰색 털을 가졌는데 실제 사람들이 그런 사자들이 사악하다고 믿고 나쁜 운을 가져다 준다고 믿어서 사냥을 많이 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카도 그렇고 무파사도 그렇고 라피키, 키로스도 아웃사이더다. 각자가 아웃사이더임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이 다르다"며 "키로스는 생명의 순환에 내가 들어가지 못한다면 그것을 부숴버리겠다고 공격한다. 이런 식으로 빌런이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면서 굉장히 깊게 감명받고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또 똑같은 주제가 반복이 된다. 키로스도 하얀 털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다름의 문제 때문에 박해를 받지 않았다면 빌런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우하냐에 따라서 더 나은 인간이 되느냐, 나쁜 길로 빠져드느냐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롭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무파사: 라이온 킹'은 지난 2019년 디즈니 라이브 액션으로 재탄생한 영화 '라이온 킹'의 프리퀄이다. 당시 '라이온 킹'은 동물을 실사로 만들며 애니메이션에 비해 표정이 부족하고 감정 전달이 어렵다는 한계로 아쉬움을 느낀 관객들이 있었다. '무파사: 라이온 킹'은 이런 부분을 어떻게 보완했을까.
젠킨스 감독은 "우리가 사용하는 영화 기술이 굉장히 최첨단이고 새로운 것들이다. 어떻게하면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까 그 방식을 찾아내려했다"며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인간의 얼굴을 계속 보면서 살기 때문에 인간의 얼굴이 어떻게 움직이면 어떤 표현을 한다는 비언어적인 소통이 가능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동물에 대해서는 그런 것들이 쌓여진 라이브러리가 없다. 우리가 모델을 만들어서 인간 관객이 동물의 얼굴근육이 어떻게 움직였을 때 빠르게 인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기 어려웠다. 하지만 2019년 기술을 많이 구축해놔서 그것을 가지고 많이 발전시켰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젠킨스 감독은 "오리지널 2D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동물들의 얼굴근육을 어디까지 사용해야하고, 사용하면 안되는지 제약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비언어소통에 우리가 포커스를 맞췄다"며 "우리가 영화를 만들떄 애니메이터들이 모션캡처 수트를 입고 액션을 취했고, 그 스튜디오 안에 카메라가 있어서 그 모든 것들을 실시간으로 반응해가며 촬영했다. 이런 부분이 2019년의 작품에서 조금 더 발전된 기술의 사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드라마 시리즈를 함께했던 촬영감독, 에디터와 함께했다. 그때 우리가 하려고 했던게 뭐냐면 카메라에 영혼을 주자는 것이었다. 배우들의 움직임에 따라 카메라가 영혼이 있는 듯이 반응하고 서로서로 어떻게 보면 같이 연기를 해내는 방식으로 작업했다"며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마찬가지로 최대한 활용하고자했다. 잘 보면 마치 카메라가 이 인물들 주변을 배회하면서 인물들을 관찰하는 느낌을 받으실거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영화에 감정적인 표현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뿌듯하게 웃었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이 벌써 탄생 30주년을 맞았다. 어린시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을 봤던 관객들은 어느덧 40대가 됐다. 젠킨스 감독은 아직까지 '라이온 킹'이 현재의 관객에도 통하는 이유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기 때문"이라 말했다.
젠킨스 감독은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보면 얼린 심바가 부모의 죽음을 보고 모든 것을 이해하는 시퀀스가 1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써가면서 깊게 다루고 있다. 어린아이가 부모가 죽었는데 죽은 부모를 바라보면서 슬픔을 느끼고 자기가 느끼는 것이 무언인지 소화하려는 모습이 굉장히 파워풀하다"며 "이 장면이 어린이용애니메이션에서 사용됐다는 점을 본다면 얼만큼 이 작품이 위대한지 확인할 수 있다. 나한테도 아주 스페셜하게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생각하는 '라이온 킹'의 미덕도 전했다. 그는 "세대를 초월하는 핵심과 그 정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선과 악이 무엇인지 그런 의미를 다룬다는 점, 무파사와 같이 위대한 리더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에서 다루고자 했던 것은 누가 위대해질 수 있는가, 누가 위대함까지 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무파사는 고아고 특권층에서 태어난 사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위대한 왕이 되기까지 본인의 힘과 노력으로 얻어낸다. 현대의 우리에게 굉장히 많은 교훈과 울림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무파사: 라이온 킹'는 '휼륭한 지도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과 교훈도 남긴다. 이와 함께 무파사가 자라며 암사자들에게 삶의 방식을 배우는 등 여성 리더쉽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담고 있다. 젠킨스 감독은 "이 시나리오를 보고 정말 감동받았던 부분이다. 어떤 캐릭터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위대한 지도자를 배출함에 있어서 누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있어서"라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또한 젠킨스 감독은 "오리지널 영화는 아버지와 아들만 나왔다. 마치 이 남자들만이 위대한 지도자를 배출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머니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런 부분에 대해 큰 존경심을 표출하는 부분이 보였다. 그게 굉장히 아름답다고 생각했다"며 "첫 번째 영화의 세팅을 뭔가 고치려고 한 것은 아니다. 실제 사자무리 사회를 보면 암사자들이 어마어마한 역할을 수행하고 일을 많이 한다. 이 영화에서도 두 형제의 어머니의 양육 역할이 얼마나 큰지 깊게 다룰 수 있게돼서 굉장히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스토리가 더욱더 흥미로운 이유는 타카를 어머니고 기르고 무파사를 아버지가 길렀다면 그 둘의 웅명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완전히 바뀌지 않았을까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다. '라이온 킹'이라는 어마어마한 유산에 또 하나의 흥미로움과 특별함 더하는 작품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표했다.
끝으로 젠킨스 감독은 "타카가 악인으로 돌아서고,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버지가 '네가 좋은 리더가 되려면 남 위에 밟고 서야해'라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무파사는 '좋은 리더가 되고싶으면 성장해야하고 다른 사람과 조화로운 삶을 추구해야한다'라고 배웠다"며 "그런 점에 있어서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가 어떤 리더인지 생각할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짚어 눈길을 끌었다.
'무파사: 라이온 킹'은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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