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리빌딩을 안 해서 기대가 크다.”
KIA 타이거즈 출신 왕년의 에이스, 통산 77승-86세이브를 자랑하는 윤석민(38)이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을 통해 한화 이글스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놔 눈길을 끈다. 윤석민은 류현진(한화), 김광현(SSG 랜더스)과 식사하며 야구 토크를 했다.
한화 얘기가 나오자 윤석민은 은퇴 후 언젠가부터 한화의 팬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와 같이 얘기했다. 자신이 보기에 그냥 제일 잘 하는 선수들을 쓰면 되는 것인데, KBO리그 구단들이 인위적인 리빌딩을 왜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일리 있는 부분은 있다. 인위적인 리빌딩이 성공을 거둔 사례는 거의 없다. 한화도 오랫동안 리빌딩과 윈나우를 교차하다 방황했고, 현재 키움 히어로즈의 극단적 리빌딩 역시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 현장에선 제일 잘 하는 선수들을 쓰는 것에 대한 현실적 딜레마가 존재할 때가 있다고 얘기한다. 각 파트에 제일 잘 하는 선수가 안 보이는 경우도 있고, 있다고 해도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뎁스 충원, 옥석 가리기는 필요하다는 시선도 있다.
어쨌든 윤석민은 자신의 시각으로, 한화가 최원호 전 감독, 김경문 현 감독에 이르면서 리빌딩을 하지 않고 과감한 투자로 윈나우를 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그는 “리빌딩을 안 해서 기대가 크다. 3년째 안 하고 있다. 이것은 기대해봐도 된다. 외국인투수들(라이언 와이스, 코디 폰세)에 류현진, 엄상백, 심우준 있고 노시환이 다시 한번 터지면 잘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실제 한화는 최근 2~3년 연속 FA 시장에서 큰 손 노릇을 했고, 좋은 신인들을 모으면서 차곡차곡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밟아가고 있다. 류현진은 최근 이대호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RE:DAEHO]를 통해 우선 준플레이오프부터 단계를 밟아가고 싶다고 했다. 8년 170억원 계약의 류현진은, 아직 한화와 7년간 더 함께한다. 한화가 이 기간 우승을 노려야 하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멤버구성만 보면 상위권으로 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다수 야구인이 부정하지 않는다. 단, 한화가 아직 ‘위닝 스플릿’이 부족하다는 것에 윤석민, 류현진과 김광현의 생각이 일치했다. 이들은 과거 SK 왕조가 실질적으로 전력이 떨어진 뒤에도 경기막판에 뒤집기 승리를 자주 한 것을 예로 들었다. 김광현은 “이기는 팀들은 그냥 질 것 같지 않다”라고 했다. 선수들간의 믿음이 팽배하다.
반면 한화는 최근 준수한 전력에도 스스로 무너지면서 위닝 스플릿 확립을 못 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류현진도 티빙 퍼펙트리그를 통해 한화의 문제점은 수비라고 지적했다. 올해도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은 잔실수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김경문 감독은 이미 이를 꿰뚫어봤다. 실제 한화는 마무리캠프에서 수비훈련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수비와 기동력을 강화하면 득실점 관리가 용이해지고, 팀 승률이 높아진다는 게 일반적인 통념이다.
윤석민의 생각도, 야구인들의 생각도 결국 결과로 말한다. 류현진은 웃더니 “난 올해도 기대했다”라면서 “내년엔 정말 괜찮다”라고 했다. 인위적인 리빌딩을 벗어난 한화가 2025년에 또 도전한다. 이번엔 신구장에서.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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