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5일 연속 93개국 1위, 4일 만 6800만 뷰, 공개 전부터 '골든 글로브' 작품상 후보 선정…지난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가 써내려 간 기록이다. 약 3년 만에 돌아왔음에도 여전히 전세계적인 화력을 증명한 '오징어 게임2'의 황동혁 감독은 취재진을 만나 "엄청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2일 마이데일리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의 황동혁 감독을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성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시즌에서 해맑은 성격으로 시청자들의 답답함과 웃음을 동시에 유발했던 성기훈(이정재)은 이번 시즌에서는 묵직하고 진중한 모습으로 계속해서 게임 주최자들에 대한 분노를 드러낸다.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해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이날 황 감독은 "성기훈이라는 인물은 평범한 서민이었는데 빚에 쫓겼을 뿐 인간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선한 사람이다. 그러나 시즌 1을 통해 낙오는 게으름과 무능함의 탓이 아니라 시스템의 잘못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게임과 시스템을 바꾸려고 한다. 어떻게 보면 혁명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 2에서는 성기훈의 선한 의도와 신념이 어떻게 좌절되어가는가를 보여주고 싶었다. 모든 혁명은 선하게 시작한다. 모든 사람을 위해서. 하지만 이런 걸 해나가는 과정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닥치며 선한 의도가 흔들린다. 목표에 집중한 나머지 최초의 의도를 잃어버린 역사적인 일이 많았다고 생각하고 성기훈은 그런 인물을 대표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에서 '딱지남'으로 잠깐 출연했던 공유는 이번 시즌에서 엄청난 광기를 보여주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딱지남이 탑골공원을 방문해 빵과 복권을 건네는 장면이 호평을 받기도 했다.
황 감독은 "시즌 2를 기획하면서 1화는 어쨌든 딱지남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며 "딱지남은 시즌 1에 잠깐 나왔는데 인기도 관심도 많았다. 기훈의 목적을 위해서느 가장 먼저 찾아야할 건 딱지남이라고 생각해서 시즌 2에 딱지남의 이야기를 꺼냈다"고 밝혔다.
또 "요즘 세상이 절대적인 빈곤층은 줄었지만 상대적인 반곤은 너무 커진 세상이다. 지금 세상을 그런 식으로 풍자해보고 싶었다. 누구나 빵 한 덩이는 먹을 수 있지만 사람들은 만족할 수 없게 됐다. 계속해서 비교 당하고 더 많은 것을 가진 사람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고, 그래서 자꾸 일확천금을 쫓게 된다. 그게 지금 자본주의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누구도 빵 하나에 만족하지 않는 사회를 보여주고 싶었다. 딱지남이 벌이는 기괴한 게임과 미치광이같은 모습이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새로운 게임 뿐 아니라, 게임 진행 과정도 바뀌었다. 특히 참가자들이 OX 투표를 통해 과반수를 달성한다면 언제든지 게임을 그만둘 수 있다는 선택지가 새롭게 제시됐다.
황 감독은 "(해당 규칙은) 인호가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 옛날에는 아예 주최측이 참가진을 나갈 수 없게 했다. 그때는 '나가면 아무것도 못 가져가'라는 조건을 내밀었다. 그래서 아무도 투표를 안 하려고 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저는 사회가 사람들이 더 요구하게 되고 욕망이 더 강해진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인호가 호기롭게 더 좋은 조건을 내밀 수 있는. '이젠 돈을 나눠줘, 이 정돈 갖고 나갈 수 있어. 성기훈, 봐. 그래도 나가는지 아닌지. 사람들은 더 가지려고 해' 그런 메시지를 전할 수 있도록. 그런 두 사람의 대결과 함께 사람들의 욕망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고, 그런 욕망을 키우고 있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말미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의 메인 메시지와 함께 시즌 3에 대한 예고를 전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은 결국 비판 정신이다. 사실 게임에서 누구 하나 죽는 작품은 너무 많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의 차별성은 세상과 닮아있다는 점이다"라고 밝혔다.
또 "시즌 3를 보면 인간에 대한 희망,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놓고 고민에 빠진 기훈의 모습이 나온다. 그러나 성기훈은 목표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원래의 의도를 잃어버린다. 그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실패한 성기훈이 변해가는 과정이 시즌 3에서 이어진다. 시즌 3에서는 본능적 공포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 다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불호하시는 시청자 분들의 가장 큰 이유는 이야기의 단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기에 시즌 3를 빨리 보여드리고 그 부분을 채워드리고 싶다. 달래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예주 기자 yeju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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