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일반
AI 점령한 CES…삼성·LG "로봇, 확실한 미래"
3년째 CES 현장 찾은 최태원 "SK, 엔비디아 요구 넘었다"
그래픽메모리 실언 해프닝도…젠슨 황에 쏠린 시선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5'가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간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이번 전시는 160여 개 국가에서 48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최첨단 기술 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CES의 슬로건은 'Dive In' 즉 '몰입'이었다. 인공지능(AI)으로의 몰입으로 AI 기술을 통해 인간을 단순 노동에서 해방시켜 새로운 세계로 몰입한다는 뜻이 담겼다. 지난해 CES에 참가 기업들이 AI 기술을 소개했다면 올해는 AI가 일상 생활에 녹아든 모습을 보여줘 차별화를 더했다.
◇'없는 기술 없는' CES…삼성·LG 'AI홈' 격화
AI가 모든 영역에 없어서는 안 될 기본 요소가 된 CES 2025 핵심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 ▲차량 기술과 첨단 모빌리티(Mobility) ▲디지털 헬스(Digital Health)였다. 핵심 기술 키워드이자 가장 중요한 기술은 AI로, 국내 양대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는 모두 'AI홈'을 주제로 전시장을 꾸몄다.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에 참가 기업 중 가장 넓은 3368㎡(약 1019평) 규모로 전시관을 마련해 이목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홈AI는 스마트싱스를 통한 강화된 연결성으로, 한층 개인화된 AI를 경험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시했다.
연결을 핵심 기술로 잡은 만큼 삼성이 홈 AI를 구현하는 데 있어 최우선으로 삼은 것은 보안이다. 삼성전자는 AI를 통해 제품 간 연결이 늘어나며 생기는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 등에 대한 우려 해소에도 나섰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제품은 업계 최고 수준의 다중 보안 시스템인 '녹스 매트릭스'와 '녹스 볼트'로 보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국내외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을 더욱 확대해 '홈AI'의 신뢰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초개인화된 AI 기술로 TV와 가전 역할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했다. TV를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재생장치를 넘어 사용자 일상을 돕는 '개인비서'로 탈바꿈시켰다. 가족 구성원별 목소리까지 스스로 구별하는 한층 진화한 AI로 가전 사용 경험을 개인 맞춤형으로 혁신했다. '삼성 비전 AI'는 기존 TV 역할을 확대해 사용자 취향과 요구, 의도를 미리 파악하고 초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를 통해 집 안 모든 가전에 스마트폰 크기의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을 장착해 어디서든 AI 가전 제어와 작동이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게 목표를 여실히 보여줬다.
LG전자 역시 이번 CES에서 'AI를 통한 일상의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집에서 누리는 일상과 편리함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AI홈 존과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등으로 꾸몄다.
특히 LG전자는 '인공지능'이 아닌 '공감지능'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일상의 다양한 공간에서 제품과 서비스가 매끄럽게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AI에이전트로 LG AI홈 두뇌 역할을 하는 LG퓨론을 더욱 발전시켰다.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에 실시간 공간 센싱과 고객별 생활 패턴 데이터를 결합한 LG 퓨론은 고객의 상황과 맥락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기와 서비스를 제어한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CES에서 통합 서비스 제공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전격 발표했다. LG전자가 집, 차량, 상업용 공간 등 다양한 공간에서 보유한 제품과 얻게 되는 고객 인사이트에 마이크로소프트 AI 기술을 결합해 공감지능 통합 서비스를 구현하며 혁신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MS의 음성인식과 음성합성 기술을 적용해 AI 에이전트가 고객의 다양한 억양, 발음, 구어체적 표현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MS와 함께 고객을 이해하고 상호작용할 뿐 아니라 필요와 선호도까지 예측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HBM 자신감 최태원 회장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협업"
CES 2025의 최고 화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였다. 젠슨 황 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만남에서 내뱉은 말 한마디에 한국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리기도 했다.
최 회장과 황 CEO는 이번 회동에서 핵심 협력 분야인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 속도가 고객사의 요구 수준에 부합할 만큼 향상됐다고 평가하며 추후 피지컬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최 회장은 이번 CES에서 화두로 떠오른 '피지컬 AI'와 관련해서도 엔비디아와 의견을 교환했다. 디지털 트윈을 비롯한 피지컬 AI와 최근 발표한 코스모스 플랫폼이 존재하니 이를 통해 협력을 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단순 해프닝도 발생했다. 6일 기조연설에 나선 황 CEO가 최신 GPU인 지포스 RTX 50 시리즈에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GDDR7이 탑재된다고 말했다가 이를 정정했다. 삼성전자의 제품이 제외된 것 아니냐는 관측 제기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기 때문이다. 이후 8일 젠슨 황은 입장문을 통해 RTX 50 시리즈에는 삼성을 시작으로 다양한 메모리 파트너사의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GDDR7이 탑재된다고 밝혀 삼성전자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기도 했다.
◇삼성·LG, 로봇 핵심 승부처 '휴머노이드' 공략 가속화
로봇 사업에 뛰어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 궁극적인 사업 방향이라는데 뜻을 모았다.
2022년 말 출시한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가 AI 시장에 파급력을 미친 것처럼 물리적 AI 시대도 곧 다가올 것이라는데 공감한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데 이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휴보 랩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회사다. 삼성전자는 자사 AI, 소프트웨어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G전자 역시 '가사 해방'에 목적을 둔 휴머노이드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LG전자는 연구개발(R&D) 관점에서 휴머노이드를 포함해 기술을 준비 중으로 로봇 사업을 위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월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지분을 취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휴머노이드 외 가정용 AI 로봇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AI 컴패니언 로봇 '볼리'의 상반기 출시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올해 5∼6월 중에 출시, 가격은 현재 검토 중이다. LG전자도 이동형 AI홈 허브 'Q9'의 제품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오는 2∼3월에 개발자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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