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10년 활동의 노련함을 뿜어내는 동시에 젠지(Gen Z·Z세대) 감성을 흡수한다. 메인 보컬이 랩을 하고 메인 댄서가 초고음을 뽑는다. 한 마디로 ‘보법이 다른’ 그룹 세븐틴 스페셜 유닛 부석순의 이야기다.
지난 8일 공개된 신곡 ‘청바지’는 말 그대로 부석순스럽다. 반복 청취를 유발하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 전투적일 정도로 흥겨워 ‘출근송’이자 ‘노동요’로 손색 없는 사운드, K-직장인의 심금을 울리는 현실 공감형 가사, 그리고 고단한 현실마저 얼렁뚱땅 시트콤 속 한 장면으로 승화시키는 유쾌함까지. ‘거침없이’와 ‘파이팅 해야지 (Feat. 이영지)’를 관통한 ‘부석순 코어’가 ‘청바지’에도 고스란히 계승됐다.
‘부석순 코어’는 ‘웃기지만 우습지 않다’는 데 방점을 찍는다. 비결은 실력이다. 부석순은 세븐틴의 메인 보컬 도겸과 승관, 메인 댄서 호시로 구성됐다. 스스로 4세대 그룹을 자처하지만 경력은 만 10년을 채워간다. 나아가 부석순은 보컬과 댄서, 래퍼의 구분마저도 모호하다. ‘거침없이’에서는 ‘메보’가 랩을 하고, ‘파이팅 해야지 (Feat. 이영지)’에서는 ‘메댄’이 가장 높은 음을 부른다.
‘청바지’에서도 부석순의 노련함은 빛을 발한다. 역대 타이틀곡 중 가장 높은 BPM을 자랑하는 이 곡의 박자를, 세 멤버는 기어이 더욱 잘게 쪼갠다. 여기에 유산소 운동에 비견될 만큼 빠른 스텝을 소화하면서도 화려한 애드리브 라인과 찌르듯 높아지는 음정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
가장 부석순스러운 순간이 탄생하는 곳 역시 무대 위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뮤직뱅크’가 대표적이다. ‘전국노래자랑’ 팻말과 방청객들의 노란 썬캡이 경쟁하듯 존재감을 뽐내고, 일요일 오후를 여는 익숙한 멜로디가 귓가를 울리더니, 급기야 “제주에서 온 뿌(부)”와 “용인에서 온 석”, “남양주에서 온 순”이라는 자기 소개가 이어졌다.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패러디한 것.
영국 음악 전문 매체 NME는 “부석순은 보통 사람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다. 그들의 음악이 가진 감염성 강한 낙천주의는 고단한 일상에 위안을 준다”고 평했다. 이처럼 부석순의 음악은 ‘비틀거리는 일상도 해피엔딩으로 향하는 여정’이라는 낙관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러니 오늘도 거침없이 파이팅하며 매 순간을 즐길 수밖에 없다. 지금이 행복하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청춘이라는 부석순의 주문을 믿으며.
이예주 기자 yeju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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