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방콕(태국) 노찬혁 기자] 변성환 수원 삼성 감독이 2025시즌 목표를 플레이오프(PO) 진출이 아닌 다이렉트 승격으로 삼았다. 또한 수원만의 팀 문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2023시즌 구단 역사상 첫 강등을 경험한 수원은 아쉬운 지난 시즌을 보냈다. 수원은 마지막 라운드까지 경우의 수를 따질 정도로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쳤지만 5위 부산 아이파크에 다득점에서 밀리며 승격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했다.
수원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절치부심 2025시즌 준비에 나섰다. 클럽하우스가 위치한 화성에서 일찌감치 다음 시즌 준비에 나섰고, 지난 8일부터 태국 방콕 근교에 베이스캠프를 차려 동계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변 감독은 "우리가 쉴 여유가 없었다"며 "마지막 두 경기를 지켜봤지만 원하는 방향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허무하게 시즌이 끝났다. 나는 바로 동계 전지훈련 일정을 모두 계획했고 어떤 방향성을 갖고 한 시즌을 보내겠다고 전달했다. 3주 휴가를 보내고 우리는 바로 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변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염기훈 감독의 후임으로 수원의 지휘봉을 잡았다. 성남FC 유스팀에서 지도자 경력을 시작한 변 감독은 성남 수석코치와 감독 대행을 거쳐 연령별 대표팀에 몸 담았고, 올해 프로팀 감독으로 첫 풀타임 시즌을 맞이한다.
그는 "감독이 되고 전지훈련 온 건 처음이다. 지난 시즌 브레이크 타임 때 이동하려고 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이동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전지훈련을 갈 걸 그랬다. 다른 부분을 내가 놓친 게 있던 것 같다. 축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영향을 미치는데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수원은 겨울 이적시장을 바쁘게 보냈다. 24명의 선수를 내보내고 20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굵직한 이름도 보인다. 일류첸코와 브루노 실바, 김지현, 이민혁, 권완규 등 검증된 자원을 대거 품었다. 외국인 선수 구성도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변 감독은 "현재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접근을 하고 있다"며 "작년에 46명에서 35명으로 선수단이 슬림해졌다. 기존에 경기를 뛴 중심 선수만 남기고 거의 다 바꿨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쿼드는 줄었지만 돈을 효과적으로 투자해 경기력이 나올 수 있는 선수들을 선택하기 위해 단장님과 고민을 많이 했다"고 언급했다.
일단 현재 2주 동안 전지훈련 과정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만족스럽다. 내 기준에 부족한 건 많이 보이지만 고민하고 뽑은 선수들을 보면 작년보다 퀄리티가 높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기술과 경기 운영 능력이 있기 때문에 축구를 빨리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러 "어느 팀 감독이라도 동계 전지훈련은 체력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 나는 볼 없이 체력 훈련을 시키지 않고 훈련 세션마다 100%를 뽑아낼 수 있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선수들이 훈련을 하루에 4개를 준비해서 나가면 3개 정도에 원하는 데이터가 나올 정도로 열심히 해주고 있다. 그런 것들을 습관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득점력 개선을 숙제로 꼽았다. 수원은 지난 시즌 36경기 35실점으로 최소 실점 1위를 달성했지만 46득점으로 저조한 득점력을 보여줬다. 변 감독은 "전체 리뷰를 해보니 수비는 최소 실점으로 선방했지만 득점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일류첸코, 브루노, 세라핌 같은 선수를 데려왔다. 최소 15득점을 더 올려준다면 승리를 더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또한 하프타임 기준 15분 전·후 실점도 보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하프타임 기준으로 15분, 그때 실점을 많이 했다. 집중력 문제다. 훈련도 있지만 지난 10년 동안 수원이 내려오게 되면서 팀이 갖고 있는 나쁜 문화,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을 작년에도 고치려고 노력했고, 많이 바뀌었다. 올해 이 두 가지를 가장 집중적으로 터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변 감독은 올 시즌 목표를 수원만의 문화 정착과 K리그1 승격으로 설정했다. 변 감독은 "전략, 전술보다 팀 문화를 바꾸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다. 네 가지 키워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통, 규율, 인성, 원팀(One team)이다. 또한 30주년에 맞춰 우승을 통해 다이렉트로 승격해야 한다. 수원이 PO 진출한다면 팬들이 용납할까? 용납이 안 된다. 우리 목표는 당연히 우승을 위해 싸워야 하고 그걸 결과로 만들어내는 건 내 몫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K리그2에 경쟁 팀은 없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K리그2"라며 "내가 하고 싶은 축구보다 상대를 못하게 하려는 '네거티브 축구'를 하기 때문에 매 경기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나는 우리 축구에 집중하겠다. 상대한테 맞추지 않고 압도할 때 무서울 정도로 압도하며 빈틈을 주지 않을 것이다. 작년보다 내가 원하는 스쿼드를 꾸렸으니까 내가 하고 싶은 축구를 잘하면 상대한테 더 부담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변 감독은 "올 시즌 구단도, 나도 제일 중요한 한 해다. 지도자 변성환이 쌓아온 20년의 탑이 한번에 무너져서 다시 쌓아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한방에 무너지지 않도록 올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시즌이다. 열심히 해서 이 자리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나름대로 내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한번 잘 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콕(태국)=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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