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는 올해로 끝이죠.”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을 작년 12월 체육기자의 밤 시상식에서 만났을 때, 이우성(31)을 두고 위와 같이 얘기했다. 이범호 감독은 사실 한국시리즈서 서건창을 1루수로 내세우기도 하는 등 이우성의 시즌 막판 타격부진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절대 내색하진 않았다. 마음 여린 이우성이 안 그래도 속이 타 들어가는 게 보이는데, 자신이 더욱 부담을 주긴 싫었다. 지난달 이대호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RE:DAEHO]에 출연해선 이우성이 삼진을 당하고 덕아웃 구석에 쪼그려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이리 와. 못 치면 어때. 다음에 네가 쳐서 이기면 되지”라고 한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우성은 2024시즌 112경기서 타율 0.288 9홈런 54타점 56득점 OPS 0.762를 기록했다. 전반기 75경기서 타율 0.317 8홈런 46타점이었으나 후반기 37경기서 타율 0.223 1홈런 8타점에 머물렀다. 6월2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서 주루하다 햄스트링을 다친 뒤 타격 페이스가 확 떨어졌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성실한 이우성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기준 “올해는 올해로 끝”이란 말은, 2025시즌은 또 새로운 시작이니 개의치 말고 잘 준비하면 된다는 뜻이다. 이미 전력분석파트, 홍세완 타격코치와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올 시즌의 방향성을 잡았을 것이다.
이우성은 올해 2년만에 외야수로 돌아간다.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입단하면서 주 포지션 1루수로 안착한다. 이우성은 자연스럽게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퇴단한 자리에 들어간다. 그렇다고 이우성이 소크라테스처럼 하라는 주문을 누구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스타일대로 야구를 하면 된다.
그런 이우성은 최근 몇 년간 1~2월에 잘 따르는 선배 최형우와 개인훈련을 다닌다. 이번에도 어김없었다. 최원준, 이우성의 절친 류지혁과 함께 괌으로 떠나 몸을 만들었다. 엄청난 기술적 완성도를 확인하고 돌아올 정도의 시간을 갖긴 어려웠다. 그러나 기분 전환도 하고, 최형우와 피드백도 주고받으면서 활로를 모색했다면 의미 있는 시간이다.
올 시즌 KIA는 홈런타자 위즈덤의 가세로, 최형우조차 중심타선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8번이야 김태군이나 한준수이니, 이우성은 7번타자 혹은 9번타자로 나가야 할 수도 있다. 멤버구성이 막강하고, 이우성이 타격을 다시 정립해 특유의 정확성과 해결능력을 회복하면 하위타선과 상위타선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수비는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랫동안 맡아온 주 포지션이다. 중견수 최원준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이우성은 자신의 위치에서만 제 역할을 해주면 된다. 전임감독 시절 대기만성 스타로 떠오른 것도 꾸준한 좌익수 출전이 시작이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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