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가고시마(일본) = 최병진 기자] 김진수(FC서울)가 팀에 ‘위닝 멘탈리티’를 불어넣고 있다.
김진수는 알비렉스 니가타(일본), 호펜하임(독일)을 거쳐 2017시즌에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김진수는 전북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고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에서 뛰었던 2020-21시즌을 제외하면 전북에서만 10시즌을 보냈다. 그동안 4번의 K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FA컵 우승도 한 차례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김진수는 부상으로 경기력이 떨어졌고 후반기에는 사실상 주전 자리에서 멀어졌다. 시즌 중반에는 주장 완장까지 내려 놓으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김진수는 올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서울로 이적하면서 과거 23세 이하(U-23) 국가대표팀 시절에 코치로 함께 했던 김기동 감독과 재회했다. 김 감독은 강상우(울산HD)의 자리를 김진수로 대체하면서 측면 수비를 강화했다.
김진수는 베트남에서 진행된 1차 전지훈련에서부터 구슬땀을 흘렸고 지난 5일 2차 전지훈련 장소인 일본 가고시마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진수 일문일답]
Q). K리그 첫 이적인데?
- 새로운 동기부여가 된다. 작년에 경기도 많이 못 나오고 부상도 있었다. 올시즌은 다치지 않고 시즐 잘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Q). 본인이 가세하면서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 개인적으로 감사하다. 서울이 좋은 성적을 얻었고 저도 오면서 작년보다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둬서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Q). 이적 후 든 생각은?
- 전북에 오래 있었고 한국 안에서 이적이 처음이라 느낌이 이상했던 건 사실이다. 전북에서 사랑을 많이 받았고 여전히 제가 사랑하는 팀 중 하나다. 이제는 서울 선수이기에 당연히 팀의 앞날을 위해 열심히 해서 팬, 선수, 구단 모두에게 인정을 받을 것이다. 전북은 이제 마음속에 잘 간직하고 이곳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가족들도 제 의견을 따라준다고 했지만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가족들이 힘을 줬다. 서울에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도 많다. 그 선수들이 잘해준다면 올해도 좋은 결과를 낼 것 같다.
Q). 김기동 감독과 함께 하게 됐는데?
- 10년 전에 함께 했는데 당시와 지금 감독님의 모습은 달라진 게 없다. 가장 인상이 깊었던 건 선수단 관리에서 다른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이 감독님을 따라가고 영향을 받고 있다.
Q). 부주장이 됐는데?
- 감독님과 미팅을 할 때 린가드가 주장을 맡고 저에게 부주장을 시킬 거라고 들었다. 특별한 이유를 묻지는 않았다. 감독님이 부주장 임무를 주신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는 했다. 제가 증명을 하면 감독님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셈이다. 나이가 어린 선수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고민을 했다. 어울리는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고 있다. 제가 게임을 좋아하지도 않고 최근 이야기를 잘 모르는데 그래도 먼저 다가가서 이야기를 하고 조언도 해주려 한다. 이제는 후배들도 다가오고 말을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Q). 사이드백 약점을 메울 자원인데?
-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베트남 훈련 때부터 왼쪽 사이드백 선수 중에 왼발 잡이가 저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최근에는 오른발잡이인 사이드백 선수들과도 크로스 훈련을 같이 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다. (최)준이나 (이)시영이도 같이 하고 있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크로스 기술이나 컨트롤 등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아서 알려주니까 빠르게 습득을 하더라.
Q). 국내 이적 느낌이 어떻게 다른가?
- 외국에서는 3번 정도 했다. 당시에는 리그가 달라졌다. 언어나 문화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이번에는 한국 안에서 옮기다 보니까 적응에 대한 걱정을 가장 크게 했다. 서울이라는 팀만의 문화가 있을 것이고 분위기도 있을 텐데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했다. (기)성용이형을 비롯해 선수들, 스태프가 잘 도와주고 있다.
Q). 우승을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필요한가?
- 전술은 감독님의 몫이다. 우승했던 때를 돌아보면 연패가 없었다. 빠르게 패배를 끊고 다시 연승 괘도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당시에는 패배가 거의 없었다.
Q). 전지 훈련 분위기는?
- 비시즌 중에 올해가 가장 힘들었다. 프로 첫 프리시즌과 지금이 생각난다. 처음에는 멋 모르고 그냥 열심히 해야지 했는데 지금은 훈련이 너무 힘들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긍정적으로 기대가 크다.
Q). 기성용과 이동국, 두 리더는 어떻게 다른가?
- 가만히 있어도 든든한 포스가 있다. 그리고 두 형 모두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기 전에 먼저 선수들이 잘했기 때누에 말을 하지 않아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성용이형은 대표팀에서 오래 하면서 잘 알고 있다. 차이점은 동국이형은 골을 넣는 사람이고 성용이형은 중심을 잡는 사람인 것 같다(웃음). 사실 성용이형을 어린 시절에 만나서 무서웠다. 이제는 시간이 흐르다 보니까 그때 왜 그랬는지 이해하게 됐다.
Q). 보내고 싶은 시즌의 모습은?
- 나는 골을 잘 넣는 선수도 아니고 팀을 도울 수 있는 게 어시스트이다. 그 부분에서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
Q). 대표팀의 사이드백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한데?
- 10년 넘게 대표팀을 갔는데 항상 주인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왼쪽 사이드백 선수들이 많은데 대표팀에서 부담을 느끼다 보니 잘할 때도 못할 때도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이)명재가 잘해주고 있다. 그것보다 더 잘해야 기회가 또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월드컵을 힘들게 한 번 다녀왔다. (박)주호형이 경기에 안 나가더라도 월드컵에 가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다음 월드컵을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꿈을 가지고 운동을 하고 있다.
Q). 전북과 서울의 팀 문화 차이는?
- 전북에는 이름이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주눅 들거나 그런 게 없었다. 서울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할 때 후배들이 받아들이려고 노력을 하더라. 최근에 사무엘이 궁금한 점이 있다고 이야기하디고 했다. 다들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다.
Q). 위닝 멘탈리티는 어떻게 키울 수 있는가?
- 훈련 때부터 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당연히 경기에서 지려는 팀이나 선수는 없다. 훈련에서 어떻게 습관을 가지는지가 중요하다. 공을 뺏겼을 때도 추격하는 모습 등이 필요하다.
Q). 이적에 감독님 영향이 컸다고 했는데?
- 감독님이 100%다. 금전적인 부분을 생각했다면 사우디아라비아에 있었을 것이다.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자기를 필요로 하는 팀에 가서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통화를 한 뒤에 가겠다고 했다.
Q). 김기동 감독의 축구는?
- 훈련이 왜 힘든지 알겠다. 일단 기동력이 필요하고 크로스가 필요할 때는 확실하게 올라가야 한다고 하셨다. 공격으로 올라갔을 때 누가 커버를 해주는 지 등 자세하게 지시를 해주시고 선수들을 믿어주신다는 걸 가장 크게 느꼈다.
Q). 과거와 회복 속도의 차이를 느끼는지?
- 스무 살도 힘들고 스물한 살도 힘들고 서른 살도 힘들다. 각자의 노력이나 나이에 따라 회복 속도도 다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힘드니까 쉬자는 사람도 있고 그럼에도 하자는 마음이 있다. 성용이형은 힘들어도 참고 하고 있고 그래서 저도 그걸 보고 배우고 있다. 힘든 훈련 때마다 어린 선수들에게 너희들도 힘드냐고 물어보느데 그렇다고 하더라. 그러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웃음).
Q). 서울 팬들에게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강할 것 같은데?
-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제가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을 뿐이다. 내가 이런 선수를 보여주려 하는 건 아니다. 팬분들께서 경기장에 찾아와 주셔서 비판을 하거나 좋아할 때도 있는데 그건 팬들의 자유다. 나는 경기장에서 축구를 잘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물론 인정은 받아야 한다.
Q). 개인적인 목표는?
= 어렸을 때부터 개인 목표를 이야기한 적이 없다.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다치지 않고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였다. 올시즌도 안 다치는 게 목표다. 이제는 딸이 다치는 걸 알더라. 딸의 기억 속에 아빠가 축구선수라는 걸 좋아하긴 하는데 그러면서 다친 기억도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부상 없이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가고시마(일본)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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