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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환 기자] "좋은 스윙을 갖기 위한 교정"
LA 다저스 김혜성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맬백랜치에서 스프링캠프 5일차 훈련을 모두 마쳤다. 김혜성은 이번 캠프를 통해 타격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가고 있다.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낼 수 있을 정도의 타격 능력도 인정 받았지만, 더 발전하고 나아지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2024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김혜성은 포스팅 마감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마침내 행선지를 찾았다.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후 줄곧 연결고리가 형성됐던 시애틀 매리너스도 LA 에인절스도 아닌 바로 LA 다저스였다. 사실 김혜성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될 것이라는 건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다저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WS)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정도로 전력이 탄탄한 팀이었던 까닭이다.
특히 김혜성의 자리도 마땅치 않아 보였다. 김혜성이 계약을 맺을 당시만 하더라도 다저스에는 주전 2루수 개빈 럭스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외에도 'MVP' 무키 베츠와 '한국계' 토미 에드먼, 미겔 로하스, 크리스 테일러 등 2루수 역할을 맡을 자원이 넘쳐 흐르는 상황이었다. 특히 김혜성을 영입한 뒤 다저스의 브랜든 곰스 단장이 "트레이드는 없다"고 선언하면서, 김혜성은 유틸리티로 '백업'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다저스는 이내 기조를 바꿨다. 김혜성을 영입한지 사흘만에 신시내티 레즈와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 2루수였던 개빈 럭스에게 작별을 고하며 교통정리에 돌입했다. 이런 움직임을 가져가면서까지 다저스가 김혜성을 영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브랜든 곰스 단장은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김혜성이 타격에서 몇 가지만 수정한다면, KBO리그 시절보다 공격적인 부분에서 훨씬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저스의 경우 오후 12시 30분부터 클럽하우스를 개방, 1시간 동안 취재진들과 선수들이 자유롭게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그런데 지난 13일 스프링캠프 2일차를 비롯해 클럽하우스에서 김혜성의 모습을 보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다. 이날의 경우에도 잠깐 클럽하우스를 들른 김혜성은 한국 취재진과 웃으며 인사를 나눈 뒤 인터뷰 요청에 "아직 안 끝나서요…"라는 대답을 남겼다. 이는 13일에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는 훈련 일정을 마치고 취재진들과 인터뷰를 한 뒤 퇴근을 준비하는 시간에도 김혜성의 일정은 종료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가 17일 밝혀졌다. 김혜성은 오전 내내 수비와 타격 훈련을 소화한 뒤 실내 배팅케이지에서 따로 타격 훈련을 더 이어가고 있었던 까닭. 현재 김혜성은 다저스 코칭스태프와 함께 공격적인 면에서 여러 개선을 진행 중이다.
때문에 취재진과 자유롭게 접촉이 허가된 시간에도 김혜성은 잠깐 클럽하우스를 들렀다가 이내 자리를 떴던 것이다. 그만큼 메이저리그, 특히 다저스라는 슈퍼스타들이 모두 모여 있는 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아내는 중이다. 그야말로 쉴 틈이 없는 나날을 보내는 셈이다. 그래도 17일의 경우 클럽하우스가 닫히기 몇 분 전 김혜성이 훈련을 마치고 돌아왔다. 지칠 수밖에 없는 일정이지만, 김혜성은 활짝 웃으며 취재진을 맞이했다.
그렇다면 실내 타격에서 어떤 훈련을 진행하고 있을까. 김혜성은 17일 '오늘 훈련은 어떻게 진행했느냐'는 물음에 "오늘도 어제와 똑같았다. 타격에서는 바꾸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이어 '바꾸고 있는 부분'에 대해 김혜성은 "상체와 하체를 모두 바꾸고 있다. 다저스에서 분석을 해주셔서 모든 것을 바꾸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성이 변화를 주고 있는 이유는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장타력을 보완하기 위함은 아니다. 그는 '체감이 되느냐'는 말에 "타격폼을 아직 바꾸고 있는 단계라, 많이 불편하고 어색하다. 이 부분을 연습을 통해 적응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지금의 폼에 문제가 있으니, 보완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좋은 스윙을 갖기 위한 교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다저스는 도쿄에서 개막전을 갖는 까닭에 21일부터 본격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한다.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타격에서 큰 변화를 주고 있는 것에 적응할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러나 김혜성은 남들이 퇴근해 휴식을 취하는 시간까지 모조리 야구에 투자하고 있고, 휴식을 취할 때는 최대한 많은 숙면을 취한다.
김혜성은 "쉴 때는 공부도 하지만, 잠을 많이 자고 있다. 다저스에서는 출근이 매우 빠르다. 그 점이 가장 다른 것 같다. 10시 정도면 무조건 자고, 6시에는 일어나고 있다. 구장에 일찍 와야 된다는 점이 많이 다른 것 같다"며 "경기에 나가게 된다면 잘하고 싶은 것은 똑같은 마음이다. 잘 준비해서 타격폼 교체를 잘 생각하고, 잘 적용이 됐으면 좋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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