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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환 기자] '3억 6500만 달러(약 5270억원)' 무키 베츠의 김혜성 챙김이 예사롭지가 않다. 지난해 서울시리즈에서 '잠깐' 만난 사이에 불과하지만, MVP는 김혜성의 특급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LA 다저스 김혜성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랜치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5일차 훈련을 마무리했다. 이날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으니, 무키 베츠가 '레츠 고 다저스!(Let's go Dodgers!)'를 외치며 김혜성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만든 것이었다.
지난 201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172순위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지명을 받은 베츠는 2014년 데뷔 첫 시즌 52경기에서 55안타 5홈런 18타점 7도루 타율 0.291 OPS 0.812로 활약, 보스턴의 주전으로 거듭났다. 데뷔 2년차에도 특별한 징크스 없이 훌륭한 성적을 남긴 베츠는 2016시즌 158경기에서 31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는 등 113타점 26도루 타율 0.318 OPS 0.897로 재능을 폭발시켰다.
특히 2018시즌에는 136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으나, 180안타 32홈런 80타점 129득점 30도루 타율 0.346 OPS 1.078로 폭주했고, 30-30 클럽 가입과 함께 아메리칸리그 타율과 득점 1위에 오른 결과 아메리칸리그 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그리고 2019시즌이 끝난 뒤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에서 커리어를 이어가는 중이다.
성적 외의 커리어도 화려하다. 베츠는 지난해까지 총 세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2018, 2020, 2024)을 맛보는 등 올스타 8회(2016–2019, 2021–2024), 골드글러브 6회(2016–2020, 2022), 실버슬러거 7회(2016, 2018–2020, 2022–2024)를 수상했는데,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김혜성의 특급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베츠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됨과 동시에 김혜성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피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리즈에서 잠깐 만남을 가진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연은 없지만, 김헤성이 다저스라는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중. 베츠의 행동이 취재진의 눈에 포착된 것은 지난 13일. 스프링캠프 2일차 훈련에서 수비 훈련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베츠가 움직였다.
갑작스럽게 '레츠 고 다저스!'를 수차례 외치더니, 내야 수비 훈련을 소화하던 선수들을 2루 쪽으로 모았다. 그리고 김혜성에게 수비 훈련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타구의 처리를 맡겼다. 김혜성이 깔끔하게 타구를 처리하자, 베츠를 비롯한 다저스 선수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웃음꽃을 피웠다. 누가보더라도 '뉴페이스' 김혜성이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 행동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수비 훈련을 마친 뒤 프리배팅 과정에서 김혜성이 베츠에게 질문을 건넸다. 여기서 베츠의 진심이 드러났다. 베츠는 시종일관 김혜성과 대화를 나누며 조언을 건넸다. 특히 김혜성의 이해를 돕기 위해 베츠는 직접 방망이를 들고 시범을 보이는 모습을 수차례 보였다.
이런 모습은 17일 훈련까지 이어졌다. 이날도 마찬가지로 베츠는 펑고 마지막 타구를 김혜성에게 맡겼다. 마운드 방면에 서 있던 베츠는 두 팔을 들어올리며 '레츠 고 다저스!'를 수차례 외치며 팬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그리고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김혜성에게 마지막 타구 처리를 맡겼고, 지난 13일과 마찬가지로 김혜성이 타구를 완벽하게 처리한 뒤 선수들은 환호를 쏟아냈다.
이후 김혜성은 베츠와 같은조에서 타격 훈련을 이어갔고, 이날도 김혜성과 베츠는 자신의 타격을 마친 뒤 수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농담을 건네고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닌 진지하게 타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MVP'를 수상할 정도의 슈퍼스타이지만, 김혜성에겐 둘도 없는 특급 도우미로 팀 적응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베츠가 수많은 팬들에게도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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