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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환 기자] "세계 최고의 팀이라…"
LA 다저스 김혜성은 17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랜치에서 스프링캠프 5일차 훈련을 마무리했다. 이날은 이제 갓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김혜성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날이었다.
지난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넥센(現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혜성은 2024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포스팅 마감을 몇 시간 앞두고, 김혜성의 행선지가 결정됐다.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후 김혜성과 단 한 번도 연결이 되지 않았던 팀으로 바로 LA 다저스였다.
김혜성을 향한 다저스의 기대감은 결코 적지 않다. 당초 김혜성과 계약을 맺은 뒤 브랜든 곰스 단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트레이드는 없을 것'이라며 김혜성을 영입했다고 특별한 교통정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계약 사흘만에 다저스가 기조를 변경했다. 신시내티 레즈와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 2루수였던 개빈 럭스와 작별 하기로. 이는 김혜성에겐 분명 반가운 일이었다. 특히 브랜든 곰스 단장은 김혜성이 충분히 빅리그에서 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김혜성은 정말 좋은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타격에서도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작년 한국에서 김혜성을 지켜보면서, 많은 재능과 장점을 가진 선수였다. 그는 정말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힘을 더 키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어프로치와 스윙에서 조정을 할 수 있는 움직임이 있다. 볼에 조금 더 힘을 싣는다면, 변화구를 잘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키울 수 있는 몇 가지 요소가 분명히 있다"고 기대했다.
일단 김혜성은 다저스에서 매우 순조롭게 적응해 나가고 있다. 특히 '3억 6500만 달러(약 5270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MVP' 출신의 무키 베츠는 내야 펑고가 끝날 때마다 '레츠 고 다저스(Let's go Dodgers!)'를 외치며 팬들의 호응을 유도한 뒤 마지막 타구의 처리를 김혜성에게 맡기고 있다. 이는 김혜성이 팬들에게 이름과 모습을 알리고, 팀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한 배려다.
이뿐만이 아니다. '간판스타' 오타니 쇼헤이도 김혜성과 마주칠 때마다 말을 걸어 긴장을 덜어주고 있다. 그리고 수비에서는 토미 에드먼이 김혜성에게 많은 조언을 건네고 있고, 타격에서는 베츠가 앞장서서 김혜성에게 노하우를 전수 중이다. 지난 13일 스프링캠프 2일차까지만 하더라도 시종일관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지만, 17일 만난 김혜성의 표정은 한결 여유가 있어 보였다.
특히 17일에는 취재진의 이목을 끄는 장면도 있었다. 김혜성이 수비 훈련을 마치고 실내 타격 훈련을 위해 이동하려는 찰나, 미국 현지 팬들이 김혜성에게 사인을 요청했다. 특히 몇몇 팬은 미리 한국어를 숙지, 한국어로 김혜성에게 사인을 부탁했다. 김혜성 입장에서는 이렇게 지극정성인 팬들을 뿌리칠 수 없었고, 약 10여 분 동안 활짝 웃으며 팬 서비스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몇몇 팬들은 한국 취재진에게 한국어로 '땡큐'의 발음을 물은 뒤 김혜성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또 다른 팬은 "혜성 킴! 신인왕(Hyeseong Kim! Rookie of the year)'을 외쳤다. 이에 김혜성은 실내 타격 훈련을 위해 자리를 옮겨야 하는 상황에서도 최대한 많은 인원에게 사인공세를 펼친 뒤 자리를 떴다. 이에 김혜성은 "감사하다"며 "다저스가 세계 최고의 팀이라 팬들이 많이 오셨다. 사인을 해줄 수 있는 데까지 해드리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혜성이 팬들의 뜨거운 관심에서 벗어나자, 이번에는 일본 언론이 김혜성에게 마이크와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해당 매체는 일본 'TBS' 방송국. 특히 이동 중인 김혜성에게 말을 건넨 인물은 '롯데' 신동빈 회장의 둘째 사위로 잘 알려져 있는 이시이 토모히로 아나운서였다. 이시이 아나운서는 각종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현장을 찾는 인물로, 한국 취재진에게도 익숙한 얼굴이다.
이시이 아나운서는 김혜성에게 다저스에 입단한 소감을 물은 뒤에는 오타니와 관련된 질문을 건넸다. 이에 김혜성은 "오타니는 가깝지만 먼 존재"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리고 최지만을 시작으로 김하성, 이정후에 이어 김혜성까지 무려 네 명의 한국 선수와 연이 닿고 있는 블레이크 스넬에 대한 물음도 건넸다. 이에 김혜성은 최대한 성실하게 답한 뒤 실내 연습장으로 이동했고, 이 행동으로 인해 TBS 측은 다저스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게다가 이날 김혜성은 취재진과 자유롭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는 시간 종료가 임박해서 클럽하우스에 도착했고, 재빠르게 한국 취재진과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한국 취재진의 인터뷰가 끝난 뒤 'MLB.com'의 다저스 담당 기자가 이미 인터뷰 가능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김혜성에게 몇 가지 질문을 건넸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 언론, 팬들로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았던 하루였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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