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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대인배' 다르빗슈 유가 자신에게 '인종 차별'을 취했던 율리 구리엘에게 마음을 열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또한 팀 내 입지가 탄탄한 다르빗슈에게 최소 세 번의 허락을 구했다.
사건은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A 다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월드시리즈(WS) 3차전에서 맞붙었다. 당시 다저스의 선발 투수는 다르빗슈. 그런데 휴스턴 소속이었던 구리엘이 다르빗슈를 상대로 홈런을 터뜨리고 벤치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두눈을 찢었고, 인종 차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중국 사람(chinito)'이라는 단어를 내뱉었다. 이 행동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구리엘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기 전 2014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1년간 뛰었던 선수로 '몰랐다' 또는 '실수였다'고 표현하기에는 굉장히 의도가 다분한 행동이었다. 이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다르빗슈에게 인종 차별적인 언행을 한 구리엘에게 2018시즌 개막 5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물론 구리엘이 그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구리엘은 2017년 월드시리즈 3차전이 끝난 뒤 "쿠바와 다른 곳에서는 모든 아시아 사람들을 중국인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나는 일본에서 뛰었고, 그 행동이 불쾌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과드린다"며 "누구의 기분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다르빗슈나 일본에서 누구의 기분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많이 존경하고 있다. 나는 일본에서 뛰었었다"며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이에 다르빗슈는 "완벽한 사람은 없다"며 "그것은 여러분과 나를 모두 포함한다. 구리엘이 오늘 한 일은 옳지 않지만, 구리엘을 비난하기보다는 배움의 힘을 쏟아야 한다고 믿는다. 여기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면, 그건 인류를 위한 거대한 발걸음이다. 우리는 이렇게 멋진 세상에 살고 있으니, 분노에 집중하지 말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가자"며 대인배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최근 구리엘의 이 행동이 재조명되는 일이 발생했다. 바로 샌디에이고가 구리엘을 영입한 까닭이다. 이미 구리엘과 악연이 있는 다르빗슈를 보유하고 있었던 만큼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이었다. 어떤 국가든 마찬가지겠지만, 미국은 특히 인종 차별적인 언행에 매우 엄격한 편. 때문에 샌디에이고의 선택은 의문을 낳게 만드는 요소였다. 하지만 뒤에서 샌디에이고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샌디에이고 최대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에 따르면 A.J. 프렐러 단장은 구리엘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다르빗슈에게 최소 세 차례 허락을 구했다.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다르빗슈에게 구리엘을 영입해도 되느냐는 의사를 물었다. 매체는 "파드리스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이 가장 존경하는 선수인 다르빗슈가 구리엘을 영입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대인배' 다르빗슈는 쿨했다. 다르빗슈는 "상관없어요"라며 "그가 사인을을 한다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전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다르빗슈는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클럽하우스에서 남자들은 그렇게 농담을 한다. 구리엘에게도 가족이 있다. 나는 그들을 위해 어떠한 일도 하고 싶지 않았다"며 구리엘이 자신과 같은 유니폼을 입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는 물론 모든 스포츠에서 인종차별은 매우 금기시 되는 행동. 자신을 비롯해 일본인을 모욕한 구리엘이 샌디에이고 입단하는 것을 충분히 반대할 수 있었지만, 다르빗슈는 그야말로 대인배였다. 그리고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의 프란시스 로메로에 따르면 다르빗슈는 직접 구리엘을 찾아 먼저 인사를 건넸다고.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만 19시즌을 뛰며 무려 203승을 수확하며 '리빙레전드'로 불리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모양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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