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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환 기자] '어깨 수술'을 완전히 털어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원정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시범경기 첫 경기부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다.
밥 멜빈 감독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프링캠프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정후의 시범경기 첫 경기 출전을 공식화했다.
2023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에 노크한 이정후는 발목 부상으로 인해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621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이는 아시아 출신 야수진 중에서는 역대 최고 몸값이며, 투수까지 범위를 넓힌다면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다나카 마사히로(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이어 3위에 해당된다.
큰 기대 속에서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 하지만 지난해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13경기에서 12안타 1홈런 5타점 타율 0.343 OPS 0.911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기대감을 드높였으나, 지나해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와 맞대결에서 홈런성 타구를 잡아내는 과정에서 펜스와 강하게 충돌, 어깨 부상을 당했다. 당시 이정후는 그라운드에 쓰러져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검진 결과 이정후의 어깨에서 구조적 문제가 발견됐는데, 당시 이정후는 재활을 통해 시즌 막바지 복귀를 노려볼 수 있었으나, 완벽한 몸 상태를 되찾기 위해 깔끔하게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현재는 완벽한 몸 상태를 되찾았고, 그라운드로 복귀만을 앞두고 있다.
이정후는 스프링캠프 첫 번째 라이브배팅에서는 단 한 번도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고 투수의 볼을 지켜보기만 했다. 상대했던 투수의 제구가 좋지 않았지만, 애초에 방망이를 내밀지 않고 볼을 보기만 하려고 했다는 것이 이정후의 설명. 그리고 두 번째 라이브배팅에서는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돌리려는 마음을 갖고 타석에 들어섰으나, 이번에도 투수의 제구가 워낙 좋지 않았던 까닭에 파울만 한차례 만들어낸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전날(22일) 라이브배팅에서는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들을 손에 넣었다. 총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섰던 이정후는 "어제는 공도 많이 보고, 타격도 했다. 오늘 마지막으로 라이브배팅을 한다. 투수 볼도 보고, 기계 볼도 보고 있기 때문에 괜찮은 것 같다"며 "어제 좋았던 것은 변화구를 많이 봤다. 아직 변화구에 타이밍이 잘 맞진 않지만, 그래도 변화구를 봐서 좋았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3일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본격 시범경기 일정을 시작한다. 보통 주전급 선수들은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해 원정 경기에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정후는 23일 첫 경기부터 경기를 치르고, 본격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정후는 "내일(23일) 경기를 할 것 같다. 감독님께서 '어떻게 하고 싶어?"라고 물어보셔서 '나가겠다'고 했다.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내가 오케이를 하면서, 바로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했더니 '알겠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그리고 밥 멜빈 감독은 23일 훈련에 앞서 진행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정후의 출전을 못 박았다.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는 경기장에 있을 것"이라며 "내일은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가 리드오프 역할을 맡을 것이고, 이정후는 3번 타석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멜빈 감독은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후 이정후의 타순 변화 가능성을 예고했고, 첫 경기부터 3번 역할을 맡겨볼 심산이다.
이정후에게 3번 자리는 그리 낯선지 않다. KBO리그 데뷔 초반에는 주로 리드오프 역할을 맡았지만, 연차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타순을 3번으로 옮겼다. 정교한 컨택 능력을 바탕으로 언제든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다. 이정후도 타순 변화에 대해선 긍정적이다. 3번으로 경기에 나선다면, 상대 투수들에 대한 정보를 더 꼼꼼히 들여다보고, 타이밍까지도 맞춰 볼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까닭이다.
지난해 어깨 수술로 인해 큰 아쉬움을 남겼던 이정후가 23일 시범경기 출전을 시작으로 본격 기지개를 켠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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