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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시대에 뒤떨어지고 다소 불합리했다"
뉴욕 양키스가 마침내 특유의 '수염 금지' 정책을 폐지했다. 이제 양키스 선수들은 '단정한 수염'을 기를 수 있게 됐다.
할 스타인브레너 양키스 구단주는 21일(한국시각) 성명을 발표했다.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최근 몇 주 동안 전현직 양키스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수염 정책에 대한 관점을 들었다"라며 "고민 끝에 우리 선수들과 직원들이 '단정한 수염'을 기를 수 있도록 정책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종전 '수염 금지' 정책을 "시대에 뒤떨어지고 다소 불합리했다"고 했다. 양키스는 최근 장발 수염으로 유명한 데빈 윌리엄스를 영입했고, 윌리엄스는 "가능한 한 오래 수염을 유지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윌리엄스 영입 이전부터 이런 고민을 해왔다고 밝혔다.
다만 '단정한' 수염만 허용된다. 'MLB.com'은 "브랜든 마쉬(필라델피아 필리스)처럼 긴 수염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 예를 들었다.
양키스의 악명높은 '수염 금지' 정책은 1970년대부터 시작됐다. 당시 구단주인 조지 스타인브레너는 "모든 선수, 코치 및 남성 임원들은 (종교적 이유를 제외하고) 콧수염을 제외한 모든 얼굴 털을 기를 수 없으며, 두발 또한 목깃 아래로 자라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규칙을 세웠다.
조지는 컬버 군사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미 공군에서 소위로 복무했다. 이러한 배경이 강력한 수염 금지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조지는 1978년 뉴욕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장발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에게 일정한 질서와 규율을 심어주려는 것이다. 운동선수에게 규율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선수들이 이에 대해 농담할 수도 있지만, 결국 이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정책 변경의 주된 이유는 선수 영입 시 애로사항 때문이다. 윌리엄스는 물론 다양한 선수가 수염 때문에 양키스행을 꺼렸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CC 사바시아가 수염을 기르고 싶어 했기 때문에 영입을 고민하는 상황이 있었다"라며 "올해 봄, 한 비소속 선수 영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같은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할 구단주는 "아버지 조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였다. 만약 누군가 아버지께 이 정책이 선수 영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면, 아버지는 생각보다 쉽게 변화를 결정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환영 의사를 밝혔다. 앞서 할 구단주는 애런 저지, 게릿 콜, 지안카를로 스탠튼 등 선수들과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정책 개정에 찬성했다. 콜은 "적절한 조치이며 합리적인 변화다. 우리의 전통적인 모습과 단정함을 유지하면서도, 선수들에게 개성을 표현할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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