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조 회장 "아시아나항공 다니는 부모님과 일하게 된 아저씨" 본인 소개
통합 대한항공 속도 박차…화물기 사업 매각 및 신규 CI 공개
양사 간 마일리지 합병 비율 여전히 과제…일대일 전환 유력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화학접 결합을 본격화하고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직원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며 유대감 형성에 나서고 있다.
28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시아나항공 직원 자녀들에게 본인을 '부모님이랑 새롭게 일하게 된 아저씨'라고 소개하며 입학 축하 선물을 전달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직원 자녀들에게 축하선물과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축하카드에 "아시아나항공 비행기가 높이, 멀리 날아가듯이 여러분도 꿈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길 바란다"고 아이들을 향한 응원의 문구를 담았다.
조 회장의 아시아나항공을 향한 애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16일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사내 메시지를 통해 "오늘 저를 이렇게 소개하며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아시아나항공 회장 조원태'입니다"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우리의 통합은 한 회사에 다른 회사가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만의 고유한 문화와 자산이 사라지는 것은 원치 않으며, 우리가 2년 후에 통합 항공사로 거듭날 때 어우러져 활짝 피어날 결실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한항공 회장이기도, 아시아나항공 회장이기도 한 저에게는 두 회사의 임직원 모두 다르지 않은, 똑같이 소중한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서비스를 체험해보면서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달 1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행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탑승해 출장지로 향한 바 있다.
조 회장이 결합을 위해 직접 나서고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도 통합 대한항공으로의 출범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6일 채권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 잔여 차입금 1조3800억원을 모두 상환했다. 약 10년 만에 신용을 기반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하면서, 대한항공과 통합을 이룰 항공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보여줬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에 대한 유럽 집행위원회와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 조건에 따른 조치로 에어인천과 화물기사업 분할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4700억원 규모의 화물기사업을 에어인천에 매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6월 10일까지 화물기사업부의 에어인천 물적, 인적 이관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에어인천으로의 이관 대상은 보잉747 화물기 10대와 보잉 767 화물기 1대 총 11대의 화물기와 약 800명의 직원이다.
양사의 저비용항공사(LCC) 합병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산하 LCC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산하 LCC 에어부산·에어서울은 최근 정규 운항 항공편에 대해 직원들의 상호 우대 탑승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11일에는 통합 대한항공의 항공기와 승무원 유니폼, 공항 라운지 등에 적용될 신규 CI를 공개한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은 항공기 도색 변경, 승무원 유니폼 디자인 개편, 공항 라운지·사옥 외관 리브랜딩 등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가장 큰 과제로 남아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전환 비율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한항공은 컨설팅 업체에 의뢰해 아시아나항공과 마일리지 통합을 위한 가치분석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중 가치분석 결과를 받은 뒤 오는 6월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최종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탑승 마일리지가 1대 1로 전환될 것이라고 관측하고있다. 시장에서 양사의 탑승 마일리지는 가치가 비슷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휴 마일리지의 경우 1대 1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휴 마일리지는 신용카드, 호텔, 렌터카 등을 이용하면 적립되는 항공사 마일리지를 뜻한다. 항공사 마일리지를 적립하는 제휴 카드의 경우 통상 대한항공은 1500원당 1마일이 적립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당 1마일이 적립되고 있어 시장 가치가 다르다는 평가다.
만일 제휴 마일리지까지 1대 1로 전환하게 될 경우 대한항공의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잔여 마일리지를 뜻하는 이연수익은 각각 2조5542억원과 981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연수익은 회계상 부채로 간주되기 때문에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최종 통합 전 이를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는 통합 작업의 세부 계획들이 구체화되 시기"라며 "마일리지 비율은 현재까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