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장)재영아 잘 지내냐?”
키움 히어로즈의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 안 보이는 선수 한 명이 있었다. 장재영(23)이다. 장재영은 최근 상무 1차 명단에 합격했고, 2차 체력테스트도 마쳤다. 아직 최종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최종 합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론이다. 그럴 경우 장재영은 6월에 입대한다.
장재영은 구단 최고 9억원이란 계약금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덕수고 시절 메이저리그로부터 관심을 받은 유망주였다. 그러나 KBO리그행을 택했고, 아버지가 감독으로 있었던 키움으로부터 2021년 1차 지명을 받았다.
제구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투수로 2023년까지 3년간 56경기서 1승6패 평균자책점 6.45에 그쳤다. 불펜으로도 써보고, 2군에서 조정기도 줬고, 실전 없이 커맨드 잡기 프로젝트까지 실시했다. 급기야 눈 딱 감고 선발로도 써봤다. 전부 성공적이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 시즌엔 팔꿈치 통증을 호소, 토미 존 수술 소견을 받았다. 그러자 장재영은 투수를 접고 타자 전향을 선언해 화제를 모았다. 장재영은 2군에서 적응기를 가진 뒤 1군에 올라와 38경기서 타율 0.168 4홈런 13타점 14득점 OPS 0.528을 기록했다. 한 방은 있지만, 수싸움, 변화구 컨택 등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한창 타자로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할 시기에 돌연 상무행을 택했다. 그런데 장재영의 상무행은 구단이 아닌 장재영 본인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장재영으로선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퓨처스리그에 꾸준히 출전하며 경험을 쌓는 것도 괜찮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런 장재영은 팀에 좋은 멘토가 있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선배 이형종(36)이다. 장재영은 타자 전향 과정에서 이형종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고, 이형종은 이것저것 장재영을 잘 챙겨줬다는 후문이다. 이형종이 살가운 스타일은 아닌데, 의외로(?) 주변 사람들을 츤데레처럼 잘 챙긴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얘기다.
최근 대만 가오슝 국경 칭푸 야구장에서 만난 이형종은 장재영에게 최근 먼저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고 털어놨다. 이형종은 “그저께인가 먼저 연락을 했다. ‘잘 지내고 있냐’라고 그랬다. ‘연락 줘서 감사합니다’ 그러더라. (타자 전향도) 그것도 쉬운 선택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제 장재영은 1년 반 정도 팀을 떠난다. 이형종이 지금처럼 옆에서 챙겨주지도 못한다. 이형종도 이형종의 야구를 하느라 사실 바쁜 처지다. 이형종은 “그게 쉬운 길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타자 전향하고 초반에 많이 도와주려고 노력했다. 저는 뭐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래도 요즘 군대는 일과시간이 끝나면 개인 휴대폰으로 사회와 전화통화가 가능하다. 장재영의 도전을 키움 사람들은 응원한다. 군 전역 이후 진짜 승부가 시작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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