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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직 멀었다.”
김혜성(26, LA 다저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무사히 도쿄에 갈 수 있을까. 아니, 도쿄에 가더라도 도쿄시리즈에 나설 수 있을까. 고우석(27, 마이애미 말린스)이 1년 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함께 서울시리즈를 위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왔으나 정작 개막엔트리에는 못 들어갔던 사례도 있다. 현 시점에서 김혜성이 19~20일 시카고 컵스와의 개막 2연전에 출전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전혀 알 수 없다.
김혜성은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카고 회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 중반에 미겔 로하스의 대주자로 등장, 유격수로 3이닝을 소화했다. 아울러 한 차례 타석에 들어서서 삼진을 당했다.
김혜성은 시범경기 8경기서 17타수 2안타 타율 0.118 1홈런 1타점 3득점 OPS 0.544다. 단순히 성적이 중요한 건 아니다. 중요한 건 김혜성이 다저스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받아들여 타격폼 개조에 나섰고,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다저스는 김혜성이 새로운 타격폼에 적응하는 과정을 바라보며 빅리그용인지 아닌지 판단하려고 한다.
키움 히어로즈 코칭스태프가 분석한 결과, 김혜성은 크게 두 가지에 변화를 줬다. 우선 방망이를 든 손의 위치를 어깨 부근에서 가슴 부근으로 내렸다. 히팅포인트까지 빠르게 도달하기 위한 변화다. 빠른 공에 타격 타이밍을 맞추기 위한 준비다.
변화는 또 있다. 김혜성은 오히려 하체의 리듬 변화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키움 시절과 비해 다리의 움직임이 많이 줄어들었다. 키움 시절엔 다리를 아주 높게 들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레그 킥을 했다. 그러나 현재 김혜성은 다리 움직임을 다소 줄였다. 공을 보는 과정에서 움직이며 리듬을 타는 수준이다.
육안으로 확인이 안 되는 변화라도, 일단 변화를 주면 시간이 필요하다. 개개인마다 다르지만, 수개월간의 적응기간이 필요한 선수들도 있다. 김혜성의 절친 이정후의 경우 2023시즌 키움에서 메이저리그행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방망이를 든 위치를 내렸다가 시즌 초반 슬럼프가 크게 왔다. 결국 원래의 폼으로 돌아갔고,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방망이 위치는 어깨에 있다. 대신 강하고 빠르게, 세게 친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디 어슬래틱에 “우리는 중견수와 2루수를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명확하다”라고 했다. 김혜성의 입지, 경쟁력과 관련된 발언이다. 디 어슬래틱이 김혜성의 최근 솔로포를 언급하자 로버츠 감독은 “아직 멀었다”라고 했다. 단순히 안타 하나, 홈런 하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로버츠 감독은 “정말 좋은 타자와 빅리그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타자의 타이점은 공에 대한 접근 방식이다. 김혜성은 투 스트라이크에서 타격해서 공을 인필드에 넣을 능력이 있다. 타격 영역에서 좀 더 선택할 수 있는 게 이점이다”라고 했다.
로버츠 감독은 이런 말도 했다. “트랙 레코드는 중요하다. 난 매일 선수들을 평가하지만, 봄 수치(시범경기 성적)는 전혀 보지 않는다”라고 했다. 결국 김혜성의 시범경기 홈런 한 방이 의미 없다는 발언과 일맥상통하다.
다저스는 이날 시카고 화이트삭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스플릿스쿼드 경기를 치렀다. 이 경기 후 몇몇 선수를 마이너리그로 이관했다. 일단 김혜성은 여기선 살아남았다. 그러나 도쿄로 갈 때 다시 한번 탈락하는 멤버가 나올 수 있다. 도쿄로 가도 1년 전 고우석 케이스처럼 개막엔트리에 못 들어가는 선수가 나올 수 있다. 김혜성이 도쿄돔에서 감격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를 수 있을까. 앞으로 치르는 경기들의 결과보다 타격 내용이 정말 중요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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