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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직 멀었다.”
김혜성(26, LA 다저스)가 시범경기 첫 홈런을 쳤음에도 시련이 이어진다.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 시범경기에 교체 투입, 1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김혜성은 시범경기 8경기서 17타수 2안타 타율 0.118 1홈런 1타점 3득점 OPS 0.544. 사실 수치는 중요하지 않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디 어슬래틱에 “시범경기 수치를 보지 않는다”라고 했다. 심지어 “아직 멀었다”라고도 했다.
김혜성의 1할대 타율도 의식하지 않는다는 얘기지만, 김혜성의 홈런 한 방 역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얘기. 냉정하지만 이게 맞다. 김혜성은 현재 스윙을 교정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효과를 보기 어렵다. 수년간 굳어져온 자세를 하루아침에 바꿔서 좋은 타격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
때문에 다저스로선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는 김혜성을 마이너리그에 보내고, 2루와 중앙 외야에 검증된 카드들을 기용할 수 있다. 다저스로선 장기적으로 김혜성이 2루에 자리를 잡는 게 가장 좋다. 그러나 매년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다. 눈 앞의 성적이 그 어느 팀보다 중요하다.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시행착오를 언제까지 인내할지 알 수 없다.
결국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과 브랜든 고메스 단장, 로버츠 감독 등이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시기가 찾아올 전망이다. 단순히 안타 하나, 홈런 하나보다 김혜성이 바뀐 타격폼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 얼마나 질 좋은 타구를 날리는지를 볼 가능성이 크다.
다저스는 3일 경기 후 몇몇 선수를 마이너리그 캠프에 보냈다. 여기서 김혜성은 일단 살아남았다. ‘2차 커트’는 도쿄돔으로 떠나기 전에 나올 수도 있다. 다저스는 4일 하루 쉰 뒤 5일 신시내티전부터 14일까지 딱 하루 쉬고 계속 경기를 갖는다. 14일 일정까지 마치고 마이너 캠프로 가는 선수가 또 생기면서, 도쿄행 명단이 작성될 전망이다. 작년 서울시리즈의 경우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31명의 선수를 데려갔다.
그래서 서울시리즈서도 고척돔 연습경기 후 빠지는 선수들이 있었다. 그들 중 한 명이 바로 고우석(27, 마이애미 말린스)이었다. 고우석은 고척 연습경기서 국내 팀들을 상대로 홈런을 맞는 등 부진했다. 결국 서울시리즈서 택시 스쿼드로 밀려났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개막과 함께 더블A로 내려갔다. 마이너거부권이 있어서, 끝내 족쇄가 돼 메이저리그 데뷔를 못했다.
김혜성의 경우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어서 마이너리그로 가도 시즌 도중 언제든 메이저리그 데뷔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도 도쿄시리즈서 데뷔전을 갖는 것과 못 갖는 건 상징적인 차이가 있다. 현 시점에선 김혜성이 15~16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 한신 타이거즈전까지 현 단계 이상의 임팩트를 못 보여주면 도쿄에 가더라도 택시 스쿼드로 빠질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 한다.
1년 전 고우석은 애처로운 표정으로 동료들의 개막 2연전을 벤치에서 바라봐야 했다. 김혜성은 과연 어떻게 될까. 19~20일 시카고 컵스와의 도쿄시리즈 2연전 이전까지 최대 11경기에 나갈 수 있다. 여기서 시즌 초반 운명이 결정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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