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방망이가 그의 운명을 결정할 것"
LA 다저스는 3일(이하 한국시각) 닉 프라소에게 옵션을 행사, 카를로스 듀란, 줄리안 페르난데스, 저스틴 자비스, 라이언 워드, 저스틴 딘, 자히어 호프, 호수에 데 폴라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냈다. 다행히 김혜성은 이번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2024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김혜성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1억원)의 계약을 맺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3년 동안 1250만 달러(약 183억원)를 보장받고, 이후 다저스가 동행을 희망할 경우 옵션을 실행하면 2년 동안 950만 달러(약 139억원)를 추가로 지급받는 구조다.
일단 다저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포스팅이 불발되는 일은 피했고, 다저스와 손을 잡은 뒤 개빈 럭스라는 주전 2루수 자원이 트레이트를 통해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하게 됐지만, 현재 김혜성의 입지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혜성 외에도 다저스에는 '2루수 골드글러버' 토미 에드먼과 크리스 테일러, 미겔 로하스, 키케 에르난데스 등 자원이 넘쳐나는 까닭.
특히 시범경기에서 결과도 썩 좋지는 않은 편이다. 김혜성은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맞대결에서 첫 홈런을 터뜨리는 등 1안타(1홈런) 1타점 3득점 1볼넷으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지만, 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맞대결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3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2안타 1홈런 1타점 3득점 타율 0.118 OPS 0.544를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특히 공격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김혜성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볼 수 있는 수비력마저 흔들리고 있다. 특히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김혜성의 마이너리그 출발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김혜성에 대한 질문에 "한가지 의문점이 있다면 타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로버츠 감독은 "그는 스윙에 변화를 가져가고 있다. 이것이 김혜성을 더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면서도 "지금 당장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 것이 있다면 타격"이라고 밝혔다. 지금의 모습이 지속된다면 추가 로스터가 제공되는 도쿄시리즈 개막전 합류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미국 복수 언론은 김혜성이 '슈퍼 유틸리티' 크리스 테일러와 외야수 앤디 파헤즈, 제임스 아웃맨과 함께 로스터의 2자리를 놓고 4자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중. 현 시점에서 성적만 놓고 본다면 아웃맨이 가장 앞서고 있고, 나머지 파헤즈와 테일러는 김혜성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때문에 조금만 더 경기력을 끌어 올린다면, 로스터 합류를 노려볼 수 있다.
공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수비력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지만, 막상 수비력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다. '다저 블루'는 3일 "김혜성은 이번 봄 타석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수비력으로 동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전했다. 특히 김혜성의 경쟁자라고 볼 수 있는 미겔 로하는 취재진들과 인터뷰에서 김혜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수비력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공격력이다. 지난 2일 경기에서 홈런을 포함해 3득점으로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쳤으나, '꾸준함'을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 로버츠 감독 또한 2일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지금 김혜성은 스트라이크존을 컨트롤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김혜성은 투구에 더 좋은 반응을 하고, 스트라이크존 내에서 더 좋은 컨택의 질을 얻을 필요가 있다"고 칭찬과 함께 냉정한 지적을 이어가기도 했다.
특히 '디 애슬레틱'은 "다저스는 2루수 외에도 김혜성을 중견수로 기용하며 다른 좌타자 옵션을 확보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김혜성의 방망이가 그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며 "김혜성은 이번 겨울 다른 구단에 받은 제안과 달리 다저스와 계약에서는 마이너리그로 향하기 위해서는 그의 동의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지난해 고우석처럼 도쿄시리즈에 동행했다가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나는 것. 이제 도쿄시리즈 개막전이 불과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남은 경기에서 사활을 걸어야 한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