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우리한테 억하심정 있나, 약간 이런 생각도 들긴 했는데…”
지난해 9~10위를 차지한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는 공교롭게도 올 시즌 시작과 함께 2~3강으로 꼽히는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를 연달아 원정에서 만나는 스케줄을 받았다. NC가 KIA와 개막 2연전을 광주에서 치른 뒤 대구로 넘어가 삼성과 주중 원정 3연전을 치른다. 반대로 키움은 삼성과 개막 2연전을 대구에서 치른 뒤 광주로 이동, KIA와 주중 원정 3연전을 진행하는 일정이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 취재 당시 만난 대부분 NC와 키움 사람은 “우리한테 왜 이래”라는 반응이었다. 물론 일각에선 KIA와 삼성도 시즌 초반에는 전력이 완전히 정비되지 않을 수 있어서, 오히려 해볼만 하다고 해석했다.
절반이 맞아떨어졌다. 키움은 마운드의 한계를 드러내며 삼성에 2연패했다. 반면 NC는 23일 경기서 이호준 감독에게 첫 승을 선물했다. 22일 개막전서 무너진 불펜이, 이날은 리드를 지켰다. 올해 이호준 감독이 필승계투조를 사실상 새롭게 세팅했다는 점에서, NC로선 상당한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사실 NC는 키움보다 난이도가 더 높을 수도 있다. KIA와 삼성을 잇따라 만난 뒤 또 다른 2~3강 후보 LG 트윈스와 홈 개막전을 치르기 때문이다. 어쨌든 정면 승부 외에 별 다른 방법은 없다. 어차피 시즌을 치르면서 16차례씩 맞붙어야 한다.
주장 박민우(32)는 웃더니 “대진이 계속 1~3위팀을 만나서, 사실 우리한테 무슨 억하심정이 있나, 약간 이런 생각도 들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박민우는 “우리가 개막 승률이 높았다. 어제도 투수들이 잘 던졌고, 대등한 경기를 하다가 졌다. KIA가 작년 우승팀이고 올해도 많은 분이 우승후보라고 뽑아줬는데, 그 팀이랑 어제 오늘 계속 대등한 경기를 통해 1승1패를 했다. 오늘 승리가 우리 선수들에겐 진짜 엄청난 자신감을 줄 것 같다”라고 했다.
이호준 감독은 냉정하게 감독부터 에이스 로건 앨런, 2번타자 김주원, 마무리 류진욱까지 물음표가 많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장고하지 말자”라고 했다. 23일 경기서 나름의 계산된 불펜운영과 뚝심이 돋보였다.
박민우는 이호준 감독이 타격코치 시절과 확실히 다르다고 했다. “코치님일 땐 전체적으로 타격에 대해서 좀 많이 포커스를 맞춰서, 타격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 타격이라는 게 사실 연습을 한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기를 많이 살려줬다. 저희가 안 돼도 ‘잘 한다, 괜찮다’고 격려를 많이 해줬다”라고 했다.
이젠 팀 전체를 바라보는 감독이다. 박민우는 “감독님이 된 후에는 전체적으로 봐야 되잖아요. 투수도 그렇고 야수도 그렇고 수비도 그렇고. 그러니까 좀 이것저것 많이 생각을 하시고, 좀 많이 해보시려는 모습이 제가 옆에서 봐도 보이더라고요. 감독님도 처음이다 보니까 뭔가 더 의욕이 많이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NC는 여전히 물음표, 불안요소가 많다. 대구 3연전은 광주 2연전과 달리 3~5선발이 나간다. 24일 대구 삼성전에는 좌완 최성영이 나간다. 주말 LG와의 홈 개막 3연전서 한번 더 쓰기 위한 포석이다. 맞춤형 선발투수 배치, 뚝심의 불펜운영까지. 여러 요소가 맞아떨어지면 좋은 레이스를 기대 해볼만하다. KIA든 삼성이든 LG든 부딪혀서 이겨야 하는, 9팀 중 3분의 1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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