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트럼프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 부과"…4월3일 발효
철강 이어 자동차 관세까지 '줄폭탄'…국내 기업 타격 불가피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에서 자동차가 두 번째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품 가운데 비중이 큰 항목으로 한국 자동차 산업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제조되지 않은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미국의 부를 빼앗아 간 데 대해 비용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를 통해 그동안 해외국에 빼앗긴 부를 되찾고 미국 자동차 산업을 다시 부흥시킨다는 계획이다.
관세 부과 시점은 전 세계 각국을 상대로 미국에 대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고려해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다음 달 2일로 지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을 '해방의 날'이라고 지칭하며 "매우 공정하고 관대해서 다른 나라들이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자동차 관세안에 서명하게 되면서 관세 전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품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품목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규모는 51조원으로 이는 세계 자동차 수출 규모의 49.1%를 차지했다.
미국은 이번 관세 조치로 연간 1000억달러의 세입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을 통해 2년 내에 6000억~1조달러의 세입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자동차 관세 부과 조치는 일본, 독일, 한국 등 미국의 주요 교역국을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전기차를 포함한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2016년부터 무관세를 적용받았던 한국은 큰 영향을 받게 됐다.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규모는 347억4400만달러(약 51조원)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자동차 수출 규모의 49.1%를 차지한다. 현대차그룹이 97만대, 한국GM이 41만대를 각각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시행에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했지만 생산시설을 갖추고 가동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최근 백악관에서 2028년까지 총 210억 달러(약 31조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조지아주 서배너에 신설된 현대차그룹의 세 번째 공장인 HMGMA는 연간 30만 대에서 최대 50만 대 생산 체제로 확대할 방침이다. 앨라배마 몽고메리, 조지아 웨스트포인트 공장을 더하면 미국 내 연간 생산량은 120만 대 수준까지 올라가게 된다. 이는 미국 내 판매 물량 중 약 70%를 현지 생산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수준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나머지 30% 생산량과 한국GM 등 중소·중견 부품 업체들은 마땅한 대응 방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2019년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군산공장 문을 닫았던 한국GM이 아예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우리 정부도 내달 자동차 산업 비상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오후 2시 안덕근 장관 주재로 긴급 민관 합동 대책 회의를 열고 한국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업계 영향 및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미국의 이번 관세 조치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모든 국가 자동차 사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의 '빅3' 자동차 업체들도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으로 통합 경제권이던 멕시코에서 일부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어 이번 관세 조치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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