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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오늘은 제 남동생이 세상을 떠난 지 25년이 되는 날입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3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0라운드 레스터 시티와 맞대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전반 2분 만에 선취 골이 터졌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사비뉴가 잭 그릴리시에게 패스를 건넸고 그릴리시가 침착하게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그릴리시의 올 시즌 3호 골이자 리그 첫 골이었다.
그릴리시는 지난 2023년 12월 17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PL 17라운드 맞대결에서 득점한 뒤 리그에서 득점을 터뜨리지 못했는데, 무려 473일 만에 리그에서 골 맛을 봤다.
그릴리시의 득점으로 앞서간 맨시티는 전반 29분 도망가는 데 성공했다. 후벵 디아스가 후방에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롱패스를 시도했다. 레스터 마스 헤르만센 골키퍼가 공을 잡기 위해 앞으로 나왔는데, 공을 잡지 못했고 그의 앞에 있던 오마르 마르무시 앞으로 공이 흘렀다. 마르무시는 텅 빈 골문을 보고 마무리했다.
그릴리시와 마르무시의 득점으로 맨시티는 레스터를 상대로 2점 차 승리를 거뒀다. 16승 6무 9패 승점 51로 4위가 됐다.
경기 후 그릴리시는 '프리미어리그 프로덕션'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득점 후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킨 세리머니를 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오늘은 내 남동생이 세상을 떠난 지 25년이 되는 날이다"며 "이날은 가족에게 항상 힘든 날이지만, 오늘 득점을 해서 기뻤다. 부모님도 경기장에 와 계셨다"며 "오늘 같은 날에 득점하고 승리까지 해서 정말 특별했다"고 전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그릴리시의 남동생 킬런은 2000년, 생후 9개월의 나이에 영아돌연사증후군(SIDS)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릴리시 가족은 킬런을 기리는 묘비를 가지고 있다. 그는 여러 차례 자신의 골을 킬런에게 바치기도 했다"며 "그릴리시는 2013-14시즌 노츠 카운티 임대 시절 프로 데뷔 첫 골을 킬런에게 바쳤다. 2018년 11월 애스턴 빌라 소속으로 득점했을 때도 킬런을 추모했다"고 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릴리시는 놀라운 인간이다. 남을 배려하는 모습, 제스처 하나하나가 정말 따뜻하다. 저는 이 사실을 몰랐다. 그의 부모님, 여동생 등 가족에게 얼마나 힘든 날인지 상상도 안 간다"며 "이런 날 그를 기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족들은 매일매일 기억하고 계시겠지만 말이다"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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