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본격적인 손익계산이 시작된다. 지금까지의 흐름은 롯데 자이언츠가 두산 베어스보다 트레이드 효과를 더 보는 모습이다.
지난해 겨울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트레이드가 있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3대2 트레이드였다. 당시 샐러리캡에 부담을 느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지갑을 열 수 없었던 롯데가 불펜 보강을 위해 대상을 물색했고, '1라운더' 김민석과 외야수 추재현, 투수 최우인을 내주는 대가로 '신인왕' 출신의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를 받아오기로 결정했다.
이 트레이드가 큰 화제가 된 이유는 '핵심' 김민석과 정철원 때문이었다. 김민석은 2024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41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지만, 고교 시절부터 타격 재능만큼은 최고라고 평가받았던 유망주. 정철원 또한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내며 마무리는 물론 필승조에서 이탈하게 됐지만, 군 복무를 마치고 처음 1군의 처음 받은 2022년 신인왕 타이틀을 품에 안았던 선수다.
두 팀이 이들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들이 있었다. 롯데 입장에서는 군 복무를 마친 외야수 조세진이 복귀를 앞두고 있는 것을 비롯해 외야의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두산 또한 지난해 정철원이 없는 상황에서 이미 최지강-이병헌-김택연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필승조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까닭이다. 서로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준 셈이었다.
그러나 이 트레이드는 불과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두산이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한 김민석이 시범경기 9경기에 출전해 10안타 4타점 4득점 타율 0.333 OPS 0.800으로 활약하며, 두산의 새로운 '리드오프'로 자리매김 해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김민석은 개막전에서 3루타를 포함해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더니, 26일 KT 위즈와 2차전까지 4경기 연속 안타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정철원은 시범경기 두 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냈지만, 야수와 달리 매경기에 등판할 수 없는 만큼 큰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3일 기준 흐름은 정철원 쪽으로 조금씩 넘어가는 모양새다. 김민석이 지난달 26일 KT와 맞대결 이후 지난 2일까지 5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는 등 타격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2군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철원은 건재하다. LG 트윈스와 개막시리즈 때는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으나, 지난달 25일 SSG 랜더스를 상대로 이적 첫 등판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첫 홀드를 수확했다. 그리고 28일 KT를 상대로 ⅔이닝 1실점(1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3월 4경기에서 2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활약했다. 그리고 좋은 흐름은 4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철원은 지난 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다시 시즌 3호 홀드를 손에 넣었고, 3일 맞대결에서도 롯데가 3-2로 근소하게 앞선 8회말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노시환을 3루수 땅볼로 묶으며 경기를 출발했다. 전민재의 호수비가 정철원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그리고 후속타자 채은성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고, 이어 나온 김태연까지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4호 홀드까지 품에 안았다.
정철원과 김민석 외에도 전민재와 추재현 등 3대2 '초대형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선수 모두를 놓고 본다면, 롯데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조금 더 덕을 보고 있는 모양새. 과연 시즌이 끝났을 때 미소를 짓는 팀은 어느 쪽일까.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