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KBO리그가 스위퍼에 적응을 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현대야구에서 스위퍼는 더 이상 특별한 구종은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선 많은 투수가 즐겨 사용하고, KBO리그에도 상륙한 상태다. 2023년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스위퍼로 KBO리그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 돌아갔다. 2024년엔 제임스 네일(32, KIA 타이거즈)이 역시 스위퍼로 최고 외국인투수 수식어를 달 수 있었다.
그런데 네일은 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 등판을 마치고 KBO리그 타자들이 투수들의 스위퍼에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좀 더 알아가고 있다는 게 확실히 보인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것은 스위퍼를 주무기로 삼는 투수들에겐 위기가 왔다는 의미일까.
아니다. 네일은 “어떻게 보면 그게 내게 효과적일 수 있다. 타자가 스위퍼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오면 직구를 던질 수도 있고, 또 그렇게 경기를 하다 보면 직구 타이밍에 스위퍼로 타자를 요리할 수 있다. 이렇게 효과적으로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역시 네일은 아트라는 말이 딱 떠오를 정도다. 사실 네일은 2024시즌에도 스위퍼와 투심으로 9개 구단 타자들을 압도하다 여름이 되자 서서히 고전하는 흐름이었다. 세 번째 타석 정도 되면 타자들이 네일의 스위퍼와 투심을 제법 제대로 갖다 맞혔다. 정타가 늘어가면 피안타 확률이 높아지고, 파울이 많이 나와도 투구수가 늘어나니 이범호 감독의 마운드 운영에 부담을 줬다.
실제 네일의 작년 6~7월 평균자책점은 4.40, 4.33이었다. 그러나 8월 평균자책점은 0.70이었다. 8월24일 창원 NC 다이노스에서 불의의 턱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쾌조의 행보였다. 그리고 8월13일 키움 히어로즈전 5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8월18일 LG 트윈스전 6이닝 무실점, 8월24일 NC전 5이닝 무실점에 이어 올해 3월22일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 5이닝 무실점, 3월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6이닝 무실점에 이어 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서 7이닝 3피안타 2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했다.
작년 한 여름의 고비를 넘기니 34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내달렸다. 이 부문 최고수, 서재응 NC 다이노스 수석코치의 44이닝 연속 무실점에 10이닝 차로 다가섰다. 부상으로 쉬면서 기력을 회복한 탓도 있지만, 네일은 당시 투구패턴 및 볼배합의 변화로 8월부터 급격한 안정감을 찾았다.
네일은 이날 삼성을 상대로 투심 최고 151km, 별로 던지지 않았지만, 포심도 150km까지 나왔다. 87구로 7이닝을 막으면서 투심 32개, 스위퍼 24개를 구사했다. 주무기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체인지업도 15개, 컷패스트볼도 10개를 구사했다.
즉, 서로 다른 궤적의 공을 3~4개 정도 구사하니, 네일의 말대로 타자가 스위퍼 타이밍이라고 생각할 때 다른 공을 던질 수 있다. 각 구종의 구사능력이 빼어날 뿐 아니라 수싸움에도 능한, 영리한 투수다. 스위퍼의 위기는 자신에겐 또 다른 기회다.
네일은 “전반적으로 굉장히 좋은 상태다. 결과도 잘 나와서 좋다. 김선빈을 비롯해 3명의 주축선수가 없다. 그래도 이기는 경기가 나오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 시즌 전부터 미디어에서 우리 팀을 강팀이라고 언급해 부담은 있었다. 그래도 좋은 경기를 했다. 누가 빠졌다고 부진하면 변명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라고 했다.
ABS는 잘 적응하고 있다. 네일은 “작년에 ABS로 실망한 적도 있었다. 사실 ABS도 야구의 일부다. 어떤 투수에게나 공평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개개인이 적응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데이터를 보면 작년보다 올해 더 좋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