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힘으로 이겨봐라.”
삼성 라이온즈 불펜은 그동안 마무리 김재윤, 임창민, 오승환, 김태훈, 송은범 등 베테랑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그렇지 않을 조짐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2025 신인드래프트 전체 3순위 좌완 파워피처 배찬승(19)이다.
배찬승은 추운 시즌 초반에도 패스트볼 152km 정도를 거뜬히 찍는다. 박진만 감독은 기온이 오르고, 배찬승의 컨디션이 더 올라가면 155km까지 나올 것이라고 바라본다. 배찬승은 이미 좌우타자와 무관하게 1이닝 필승조 셋업맨으로 사용되고 있다. 4경기서 2홀드 평균자책점 2.70이다.
그런데 현재 삼성 불펜에서 배찬승만 뉴 페이스가 아니다. 박진만 감독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영건은 우완 이재희(24)와 우완 이호성(21)이다. 이재희는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 1이닝 2탈삼진 1볼넷 무실점, 이호성은 3일 광주 KIA전서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재희는 대전고를 졸업하고 2021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했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쳤고, 올 시즌 본격적인 풀타임 필승조가 될 기세다. 5경기서 1패3홀드 평균자책점 2.08이다. 2일 경기서 2-2이던 8회 박병호의 적시타로 4-2 리드를 잡자, 박진만 감독은 8회말 시작과 함께 이재희를 올렸다.
이재희는 선두타자 패트릭 위즈덤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나성범과 최형우, 두 왼손 클러치히터에게 147~148km 포심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두 타자의 눈 높이로 높게 던져 힘으로 돌려세운, 삼성으로선 매우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우리가 벤치에서 원했던 게 그런 모습이다. 맞더라도 힘으로 이겨봐라.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나성범과 최형우를 삼진으로 잡고 자신감도 생기고 여유가 생기는 계기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배찬승이 불펜에서 먼저 준비할 수도 있었지만, 당시 이재희가 준비하고 있었고, 박진만 감독은 이재희를 믿었다. 포심과 슬라이더의 단순한 조합이었지만, 앞으로 체력관리를 적절히 해주면 구위도 위력도 점점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웃더니 “날씨가 추웠는데도 150km이면…”이라고 했다.
이호성도 지켜봐야 한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3년 1라운드 8순위로 입단했다. 올 시즌 4경기서 평균자책점 4.50. 그러나 3일 경기서 0-3으로 뒤진 7회말에 등판해 김규성, 최원준, 박재현에게 공 14개를 던져 KKK를 만들었다. 박재현에게 두 차례 150km를 뿌렸고, 130km대 후반~140km대 초반의 커터를 섞었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 1일 “이호성도 지금 148~149, 150km가 나오니, 여름이 되고 관리를 해주면 150km 이상 나올 것이다”라고 했다. 당장 이호성은 필승조로 나가는 건 아니다. 그러나 박진만 감독은 장기적으로 이재희와 이호성이 삼성 불펜에서 배찬승과 함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시각이다.
삼성 젊은 야수들의 성장세가 상당하다는 업계의 시각이 많다. 그에 못지 않게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도 보이기 시작했다. 당장의 성적을 넘어 정말 암흑기와 작별했음을 의미하는 신호탄이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