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야수들이 점수를 많이 내준 덕분에…"
두산 베어스 잭 로그는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104구, 7피안타 2볼넷 6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손에 넣었다.
올 시즌에 앞서 새롭게 두산의 유니폼을 입은 로그는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MVP'로 선정되는 등 기대감을 드높였다. 그리고 시범경기에서도 2경기에 나서 총 6이닝을 소화, 평균자책점 3.00으로 나쁘지 않았는데, 시즌이 시작한 뒤 로그의 모습은 뭔가 2%가 아쉬운 모습이었다.
지난달 23일 SSG 랜더스와 개막시리즈에서 로그는 6이닝을 소화했으나, 7피안타 2볼넷 5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패전을 떠안았고, 29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는 6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탄탄한 투구를 선보였다. 그런데 7회 이닝 시작부터 강민호에게 안타를 맞는 등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하며 4점을 헌납, 또다시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리고 세 번째 도전. 이날도 로그의 경기 초반은 불안했다. 1회 김민성에게 볼넷을 내주고, 빅터 레이예스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면서 1, 2루의 위기를 자초하더니, 윤동희와 유강남에게 연달아 2루타를 허용하면서 3실점을 스타트를 끊었다. 1회 투구만 놓고 본다면, 로그의 세 번째 등판도 승리와는 연이 닿지 않을 것처럼 보였는데, 2회 1, 2루의 위기를 넘어서더니,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로그는 3회 레이예스-윤동희-유강남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상대로 첫 삼자범퇴를 마크했고, 4회에는 전민재에게 2루타를 맞으며 세 번째 위기 상황에 놓였으나, 결정적인 한 방을 허용하지 않는 등 무실점을 마크했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2사 2루를 극복한 로그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견제사로 주자를 지워내는 등 1회 이후 단 한 점도 용납하지 않으며, 6이닝을 3실점으로 막아냈다.
이에 두산 타선도 응답하기 시작했다. 두산은 5회 박준영이 고삐를 당겼고, 6회에는 양의지가 간격을 1점차까지 좁혔다. 이어 7회초 공격에서는 이유찬이 역전 2타점 3루타를 폭발시키는 등 롯데의 실책 등에 힘입어 무려 6점을 쓸어담았고, 로그는 자연스럽게 승리 요건을 갖췄다. 그리고 두산 타선은 경기 종료 시점까지 롯데 타선을 휘몰아쳤고, 로그는 세 번째 등판에서 감격적인 첫 승을 손에 넣었다.
경기가 끝난 뒤 로그는 "1회가 마음같이 풀리지 않았다"고 말 문을 연 뒤 "야수들이 공격에서 힘을 낼 수 있도록 실점을 최소화한 뒤 수비 시간을 짧게 만들고 싶었는데, 야수들이 점수를 많이 내준 덕분에 첫 승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장단 19안타를 몰아치며 무려 15점을 뽑아낸 타선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로그는 1회에만 25점, 2회에도 23구를 던지는 등 3회 시작 시점에서 투구수는 무려 48구에 달했다. 하지만 조금씩 안정을 찾으면서 투구수를 줄여나간 덕분에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제 몫을 다할 수 있었는데, 이 배경에는 박정배 투수 코치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28승' 콜 어빈의 조언이 숨어 있었다.
로그는 "2회까지 투구수가 많았는데, 2회를 마친 뒤 박정배 투수코치님과 어빈이 와서 문제점을 함께 논의하며 밸런스 잡는 데 도움을 줬다"며 "첫 승이 세 경기 만에 나왔다. 매 경기 6~7이닝을 책임지며 팀 승리에 보탬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추운 날씨에도 부산까지 찾아와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