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 투수 송승기(23)가 데뷔 5년 만에 첫 승리를 따냈다.
송승기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LG의 8-2 승리를 이끌어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지난달 27일 한화전에서 7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쳤으나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아쉽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을 달랐다. 든든한 득점 지원을 받았다. 경기 후반 추격을 허용하긴 했지만 송승기의 데뷔 첫 승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시작이 불안하긴 했다. 안타와 볼넷으로 2사 2, 3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변우혁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먼저 실점했다.
LG 타선이 곧장 2점을 올려 2-2 동점을 만들자 송승기도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주자를 내보내지 않은 것은 아니다. 2회 2사 2루, 3회 1사 1, 2루, 4회 2사 1, 2루, 5회 무사 1루를 허용하긴 했지만 실점 없이 매조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 직구 56개, 슬라이더 18개, 체인지업 8개, 커브 4개를 던졌다. 총 87구를 뿌리며 KIA 타선을 잠재웠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9라운드 87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은 송승기는 8경기 9⅓이닝 1패 평균자책점 4.82의 기록을 남기고 상무에 입대했다.
입대 전 모두 불펜으로 나섰던 송승기지만 상무에서는 선발 투수로 변신했다. 20경기 11승 4패 평균자책점 2.41, 탈삼진 121개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적으로 퓨처스리그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3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제대한 송승기는 염경엽 감독의 눈에 띄었고, 올해 5선발로 낙점됐다. 첫 경기 호투를 펼쳤던 송승기는 두 번째 등판에서도 안정감을 보이며 깜짝 활약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경기 후 만난 송승기는 만원 관중 앞에서 첫 승을 따낸 소감에 대해 "팀이 잘하고 있는데, 잘 던진 건 아니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래도 이렇게 첫 승을 하게 해 주셔서 선배님들이랑 형들한테 감사하다는 말씀을 일단 전하고 싶다"고 미소지었다.
1회 흔들린 부분에 대해선 "긴장했다기 보다는 안타를 이렇게 빨리 맞을 줄 몰라서 당황했다. 그래도 (이)주헌이가 잘 리드해줘서 잘 따랐다"고 했다.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던 원동력엔 선배의 한마디가 있었다. 송승기는 "(박)해민 선배가 와서 '1회 점수 줘도 6회까지 무실점이면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 투구) 아니냐'라고 하셨다. 잘 던지면 승리 따라올 테니 걱정말고 던지라고 해주셔서 힘을 얻었다"고 고마워했다.
수비 도움도 많이 받았다. 송승기는 "4회 (신)민재 형이 잡아준 게 컸다. 계속 분위기가 좋아서 여기서 내가 잘 막으면 되겠다 싶었는데 잘 되서 좋았다"고 웃어보였다.
송승기의 데뷔 첫 승 기념구는 투수코치가 챙겨둔 것으로 전해졌다. 챙길 여력이 없었다.
송승기는 "정신이 없었다. 3-2 상황에서 내려왔는데 첫 승을 바라지는 않았다. 지난 번 인터뷰처럼 한 타자 한 타자, 이닝만 끌어주자는 생각만 했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 승리 순간 기분은 어땠을까. 송승기는 "드디어 하고 싶었던 승리를 하는구나 생각했다. 방망이도 잘 쳐주고 수비도 잘 막아줘서 다 감사하다게 생각한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사실 송승기가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시선도 많다. 대투수 양현종과의 선발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송승기는 "매치가 되는 거 보고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웃음). 그런데 막상 시합 들어가니깐 생각이 나지 않더라. 그래도 던지는 것을 봤는데 확실히 배운 게 많은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첫 승을 했으니 다음 목표로 향해 가야 한다. 송승기는 "뭘 하고 싶다기 보다는 오늘처럼 좋지 않아도 계속 이닝을 끌어줄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은 게 올해 목표다"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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