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마음 놓고 공략할 수 있는 투수가 아냐"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에이스' 콜 어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137순위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지명을 받은 어빈은 2019년 빅리그에 데뷔, 필라델피아를 비롯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통산 7시즌 동안 134경기(93선발)에서 28승 40패 평균자책점 4.54을 기록한 뒤 올 시즌에 앞서 두산과 총액 1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으며 KBO리그에 입성했다.
지난 2021시즌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32G 178⅓이닝)을 돌며 10승을 수확, 2022시즌에도 181이닝을 소화하며 9승을 손에 넣었던 어빈의 두산 입단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부진하긴 했으나,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9경기(16선발)에 나서 6승 6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11로 활약했던 만큼, 그 누구도 어빈이 한국 마운드에 설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터.
특히 빅리그에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선수가 어떤 모습일지는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통해 충분히 확인했기에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빈은 지난달 10일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3이닝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더니, 16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는 최고 154km의 강속구를 뿌리는 등 4이닝 6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엄청난 투구를 펼쳤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본 첫 등판에서 어빈의 모습에서는 '현역 빅리거'의 면모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달 22일 SSG 랜더스를 상대로 개막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어빈은 5이닝 동안 무려 7개의 피안타를 허용하는 등 4실점(4자책)으로 다소 아쉬운 투구를 남겼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으로 '주춤'했다는 것을 이후 등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어빈은 시범경기에 이어 다시 만난 삼성을 상대로 7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라는 압권의 투구를 펼치며 첫 승을 수확했다. 그리고 지난 3일에는 키움과 맞대결에서 6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 개인 2연승을 질주했다.
이승엽 감독은 4일 경기에 앞서 어빈의 KBO리그 세 번째 등판에 대한 물음에 "지난번 피칭보다 더 좋았던 것 같다. KBO리그와 ABS 등 모든 것에 적응을 했는지, 편안한 피칭을 하더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금까지 충분히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으나, 어빈은 아직 보여줄 것이 남았다. 쌀쌀한 날씨 탓에 컨디션을 100%까지 끌어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지난 2023년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30경기에 등판해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MVP로 선정,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상을 수상, 골든글러브까지 품에 안으며 KBO리그를 평정했던 페디보다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이미 어빈은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은 고척스카이돔에서는 최고 154km의 빠른 볼을 뿌리며,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기도 했다. 이승엽 감독도 이에 동의했다. 사령탑은 "(어빈은) 아직 100%는 아닌 것 같다. 어빈은 마음 놓고 공략할 수 있는 투수가 아니지만, 한 번씩 빠지는 볼이 나오고, 풀카운트 승부까지 가는 경우가 있다. 아직까지 제구가 확실하게 잡히지 않은 것 같은데, 조금 더 릴리스포인트가 잡히고,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령탑은 '더 무서워질 수 있다'는 말에 "그렇다. 시범경기 때 154km까지 나왔다. 그게 돔에서 한 경기였다. 그리고 날씨가 춥지 않았던 삼성전에서도 굉장히 좋았다. 지금 4월 초지만, 기온이 조금 낮다 보니 최고의 컨디션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그걸 감안하더라도 아주 훌륭한 투수"라며 찬사를 보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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