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프지 않으면 30개는 친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은 지난 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바라보다 위와 같이 말했다. 박병호도 2일 광주 KIA전 직후 작년에 23홈런을 쳤지만, 아쉬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홈런이 야구의 전부가 아니어서 대놓고 밝히지 않았을 뿐, 거포의 피엔 거포본능이 흐른다.
역시 홈런이 박병호를 말하는 가장 좋은 수식어다. 4일까지 11경기서 타율 0.222 4홈런 11타점 8득점 OPS 0.975. 타율은 낮지만, 잘 맞은 타구가 많다는 게 본인 설명이다. 오히려 운이 따르지 않아 야수 정면으로 가는 타구들도 보인다. 애버리지에 집착하지 않으니 한 방이 나와야 할 땐 나온다.
4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서 시즌 4호포를 만들었다. 3-0으로 앞선 5회말 2사 1루서 한화 라이언 와이스에게 볼카운트 1B1S서 3구 147km 포심이 약간 어정쩡한 높이로 높게 들어오자 가볍게 잡아당겨 좌월 투런포를 쳤다.
박병호가 39세의 나이에 30홈런을 칠 수 있을까. 시즌 초반이라 페이스를 논하는 게 무의미하지만,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즌은 길고 변수는 많지만, 건강한 박병호는 최소 20홈런이 애버리지다.
박병호의 30홈런은 올 겨울 FA 대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을 마치면 다시 한번 FA 자격을 얻는다. 물론 C등급이다. 박병호는 2021-2022 FA 시장에서 C등급으로 나가 3년 30억원에 KT 위즈와 계약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이던 2020년과 2021년, 애버리지가 0.223, 0.227로 깎였다. 그러자 키움은 박병호를 쳐다보지 않았다. 그러나 그 두 시즌에 각각 20홈런, 21홈런으로 여전한 거포 본능을 드러냈다. 서울 잠실구장 다음으로 투수친화적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쓴 걸 감안하면 여전한 경쟁력이었다.
결국 박병호는 2022시즌 KT에서 35홈런을 치며 완전히 부활했다. 올해 다시 30홈런에 성공하면 C등급으로서 은근한 인기를 끌 전망이다. 이제 불혹이라 아주 좋은 규모, 보장기간 등을 받긴 어렵다. 그러나 연평균금액을 극대화하는 계약은 충분히 가능하다. 일단 삼성이 박병호를 비FA 다년 계약을 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박병호가 올 시즌을 마치고서 FA를 통해 삼성이든 어느 팀에서든 안정적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간다면,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의 추격에 본격적으로 판이 깔릴 전망이다. 박병호는 4일 한화전 한 방으로 개인통산 407홈런을 기록했다. 이 부문 2위 이승엽 감독의 467홈런에 60개 차로 다가섰다. 2년 이상의 FA 계약을 한번 더 체결하면 충분히 근접 가능해 보인다.
물론 이 부문 1위 최정(38, SSG 랜더스)의 495홈런 추월은 쉽지 않겠지만, 이승엽 감독을 3위로 끌어내릴 수 있다면, 그 또한 박병호 야구인생의 성공을 의미한다. 한편 이 부문 3위 박병호는 4위 최형우(42, KIA 타이거즈)의 397홈런에 10개 차로 앞서간다. 박병호와 최형우의 3~4위 레이스 역시 흥미로운 포인트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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