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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클럽이 철학을 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토마스 뮐러가 팀을 떠난다. 그는 5일(이하 한국시각) 성명을 통해 "클럽이 다음 시즌 나와의 신규 계약 협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개인적으로는 계속 남고 싶었지만, 클럽이 철학을 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뮐러는 "몇 년이 지나도, 또 출전 시간이 줄어들더라도 팀 동료들과 함께 그라운드에 있는 것은 여전히 즐겁다. 나는 그런 역할을 내년에도 충분히 맡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도 "하지만 이 결정은 이사진과 감독진이 가볍게 내린 판단이 아니라는 점을 존중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물론 최근 몇 달간 계속된 공개 논란은 유쾌하진 않았다. 하지만 제 축구 인생처럼, 완벽하진 않더라도 항상 긍정적이고 다음을 향해 나아가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잘못된 패스가 나왔다면, 다시 공을 되찾고 단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도 이번 결정 과정에서 그런 방식으로 솔직한 대화를 나누며 정리했다"고 했다.
바이에른 뮌헨 유스 출신인 뮐러는 2008년 8월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를 처음 밟았다. 18년 11개월 2일의 나이에 1군 무대 데뷔했다. 2008-09시즌 1군에서 5경기에 출전한 뮐러는 2009-10시즌부터 1군 멤버로 자리 잡았다. 52경기에 출전해 19골 16도움을 기록했다. 분데스리가 전 경기에 출전한 시즌이었다.
이후 뮐러는 바이에른 뮌헨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까지 총 743경기에 나와 247골 273도움을 기록했다. 우승 커리어도 화려하다. 분데스리가 우승만 무려 12차례 달성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2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 2회, UEFA 슈퍼컵 우승 2회, 독일 DFB 포칼 우승 6회, 독일 DFL 슈퍼컵 우승 8회 등 총 32개의 트로피를 들었다. 독일 대표팀에서는 FIFA 월드컵 우승도 경험했다.
뮐러는 올 시즌 36경기에 출전해 5골 5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선발 출전 경기가 교체로 나선 경기보다 많았지만, 올 시즌 뱅상 콤파니 감독이 부임한 이후 자리를 잃었다. 선발보다 교체로 출전하는 일이 잦았고 경기 막판 투입돼 10분도 뛰지 못한 경기도 많았다.
그럼에도 뮐러는 바이에른 뮌헨과의 재계약을 원했지만, 구단은 원치 않았고 결국 25년 동안 정든 구단을 떠나게 됐다.
바이에른 뮌헨 최고경영자(CEO) 얀 크리스티안 드레센은 "무엇보다도 상호 합의에 도달한 것이 중요했다. 뮐러는 이 클럽이 배출한 가장 위대한 인격체 중 한 명이다"며 "팬들이 수십 년이 지나면 기억하는 선수가 많지 않지만, 뮐러는 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는 그의 위대한 커리어가 세 개의 트로피 추가로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1승 5무 2패 승점 68로 1위를 달리고 있다. 6경기가 남은 상황이다. 2위 바이어 레버쿠젠과 격차는 6점 차다. 미끄러지지만 않는다면, 뮐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13번째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UCL 우승 가능성도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8강에 진출했다. 오는 9일 오전 4시 인터 밀란과 1차전을 치른다. 인터 밀란을 잡는다면 4강에서 바르셀로나 또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만난다. 결승까지 올라간다면 뮐러는 개인 통산 세 번째 빅이어를 들 수 있다.
또한 오는 6월 말 열리는 FIFA 클럽 월드컵에도 출전한다. 이번부터 새롭게 개편된 클럽 월드컵인데, 뮐러가 이 대회를 계속해서 나서려면 바이에른 뮌헨과 단기 연장 계약을 맺을 필요가 있다. 조별리그는 6월에 열리지만, 토너먼트에 진출할 경우 7월에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뮐러의 계약은 6월 30일 만료된다.
한편, 바이에른 뮌헨 헤르베르트 하이너 회장은 "뮐러는 바이에른 뮌헨 동화 같은 커리어의 전형이다. 아머제(뮌헨 근교 호수)에서 시작해 알리안츠 아레나, 아시아와 미국까지…"라며 "누구보다 많은 분데스리가 우승, 그리고 총 33개의 트로피는 그 자체로 위엄을 말해준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 중 하나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고 밝혔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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