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앞으로도 베테랑 역할 더 잘 하겠다"
롯데 자이언츠 정훈은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2차전 홈 맞대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존재감을 폭발시켰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다시 한번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손에 넣게 되는 정훈은 3월 개막 이후 한 달 동안의 타율이 0.214에 불과했다. 매 경기 선발로 나섰던 것은 아니지만, 7경기에서 타점은 1개에 불과할 정도로 타격감이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말 KT 위즈와 홈 맞대결을 시작으로 조금씩 감을 끌어올리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첫 멀티히트 경기를 선보였다.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두산 선발 최원준을 상대로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으로 경기를 출발한 정훈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만난 최원준을 상대로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5회말 롯데의 공격은 정훈의 방망이에서 시작됐다.
최원준과 세 번째 맞붙게 된 정훈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원준의 2구째 130km 슬라이더를 공략,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터뜨리며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빅터 레이예스의 적시타에 홈을 파고들며 팀에 귀중한 점수를 안겼고, 롯데는 5회 공격에서만 3점을 수확하며 승기를 잡아나갔다.
정훈의 활약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6회 선두타자 전민재가 3루수 방면에 내야 안타로 출루, 장두성의 희생번트를 통해 1사 2루의 찬스가 마련되자, 베테랑의 방망이는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정훈은 두산의 바뀐 투수 박정수를 상대로 1B-2S의 매우 불리한 카운트에서 5구째 127km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형성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그리고 이 타구는 좌익수 방면으로 향하는 적시타로 이어졌다.
지난 4일 1회부터 기선제압에 성공했지만, 이후 공격에서 좀처럼 간격을 벌려나가지 못한 탓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던 롯데.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타석이 돌아올 때마다 정훈이 '테이블 세터'와 '해결사'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고, 롯데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로 롯데는 다시 5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경기가 끝난 뒤 정훈은 "주말 시리즈 연패로 갈 수 있었는데,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현재 롯데는 부상자들로 신음을 하고 있다. 지난해 주전 2루수를 맡았던 고승민을 비롯해 3루수 손호영까지 내복사근 부상으로 인해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외야에서는 황성빈이 슬라이딩 과정에서 손 부상을 당했고, 지난시즌 내내 1군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박승욱도 저조한 타격감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는 정훈, 김민성 등 베테랑들이 힘을 내 주고 있다.
특히 정훈은 경기 외적으로도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는 데 큰 힘을 주는 중. 이날 305일 만에 홈런을 맛본 유강남은 "고참 형들이 팀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계신다"며 베테랑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정훈은 "베테랑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가지고 선수단과 소통하려고 한다. 앞으로도 베테랑 역할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믿어주고 경기에 내보내 주시는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매 인터뷰 때마다 하는 김태형 감독을 향한 감사함도 빼놓지 않았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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