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서비스 이어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최근 수년간 확실한 토종 선발투수 육성에 실패하는 팀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했다. 부임 후 지난 2년간 성공도 실패도 있었다. 최원태(삼성 라이온즈)는 인연이 아니었다. 대신 손주영이란 좌완을 확실하게 발굴했다.
염경엽 감독은 향후 손주영이 외국인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1~2선발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임찬규라는 또 다른 간판 토종투수가 있지만, 나이가 적은 편이 아니다. 미래를 위해 젊은 선발투수 육성에 또 나섰다.
지난해 퓨처스리그를 평정한 좌완 송승기(23)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송승기는 야탑고를 졸업하고 2021년 2차 9라운드 87순위로 입단했다. 1군 통산 10경기 등판에 불과한 투수다. 아직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 대신 2024시즌 상무에서 20경기에 등판, 11승4패 평균자책점 2.41 121탈삼진을 기록했다. 퓨처스리그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전체 1위, 최다이닝 2위를 차지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송승기를 5선발로 점찍고 통보했다. 본래 마무리훈련에서 차기시즌 구상의 90% 이상을 끝내는 스타일이다. 미리 자신의 역할, 보직을 알아야 밀도 있게 시즌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오랜 지론이다.
2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1.50. 특히 4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서 5이닝 7피안타 4탈삼진 3볼넷 2실점으로 1군 통산 첫 승을 따냈다. 구속이 점점 오르고 있고, 수직무브먼트가 좋다. 투구템포도 빠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올 시즌 포심 평균 144.8km다. 구종도 비교적 다양하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커브를 구사한다. 포심 피안타율 0.160에 아직 체인지업과 포크볼은 안타를 내주지도 않았다.
염경엽 감독은 이제 막 1군 커리어를 시작한 선발투수에게 많은 걸 기대하지 않는다. 당연히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다. 디테일한 준비를 하는 염경엽 감독은 이미 그에 대비한 로드맵을 만들었을 것이다. 단, 현 시점에서 하는 얘기가 있다.
“잘 하려고 하지마라, 서비스 이어라고 생각해라”다. 염경엽 감독은 “1달은 무조건 시간 주겠다. 걱정하지 말고 던져라. 잘 하려고 하지 말고 서비스 이어라고 생각하고 던져라. 서비스 연도라고 생각하고 올해 경험해야 내년에 좋아지는 것이니까, 절대 잘 하려고 하지 마라. 네가 해야 할 것을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라고 했다.
너무 잘 하려고 하다 욕심을 부리고, 욕심을 부리다 몸에 힘이 들어가고, 몸에 힘이 들어가다 자신의 공을 못 던지는 악순환에 시달리는 젊은 선발투수들을, KBO는 너무 많이 봐왔다. 염경엽 감독은 “잘 하려고 하고, 안 맞으려고 하면 어려움이 닥친다. 젊으면 젊게 싸워야 한다. 잘 하려고 하니까, 그런 부분을 계속 주문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 단계를 넘어가면 자신만의 스타일이 나온다. 염경엽 감독은 “그렇게 주문하다 보면 자신의 야구 스타일이 나온다. 지금 현재 승기의 야구 스타일은 없다. 마운드에서 어떻게 해야 하고, 그렇게 공격적으로 싸우면서 만들어져야 성공의 가능성이 훨씬 높다. 소극적으로 싸운 사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그걸 만들어주고, 공격적으로 싸울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코치와 감독의 역할이다. 거기서 가장 중요한 건 감독의 신뢰”라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긴 호흡으로 송승기 5선발 만들기에 돌입했다. 9라운드의 기적에 도전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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